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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녹아들다

기사입력 2009.08.14 23:56 / 기사수정 2009.08.14 23: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올림픽체조경기장, 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와 '피겨의 전설' 미셀 콴이 함께한 '삼성 애니콜 하우젠 아이스올스타즈'가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대규모의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연기를 펼친다는 점이었다. 서희태가 지휘하는 장중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춰 스케이터들이 하나 둘씩 출연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녹음 음악이 아닌,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연기를 펼친다는 점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오케스트라의 라이브에 맞춰 프로그램을 펼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스케이팅 경험이 녹록한 출연자들은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그림 같은 연기를 펼쳤다. 1부 공연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그윽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었다. 오프닝을 장식한 애덤 리폰에 이어 등장한 2003년 세계선수권 아이스댄싱 챔피언인 셰린 본(33, 캐나다)은 의자를 소품으로 활용한 멋진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또한, 1부 공연의 열기를 지핀 선수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남자 싱글 스케이터인 스테판 랑비엘(24, 스위스)이었다. 랑비엘은 '사계'의 선율에 맞춰 특유의 그윽한 연기를 펼쳤다. 자신의 특기인 '회오리 스핀'을 선보인 랑비엘은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한층 나아진 점프까지 구사해 많은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일리야 쿨릭(32, 러시아)은 격조 있는 연기를 펼쳤다. 현란한 기술은 사라졌지만 오랜 세월 동안 타온 '스케이팅의 멋'을 쿨릭은 유감없이 보여줬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섬세한 동작 하나하나는 '피겨의 거장'임을 증명했다.

그 다음 무대를 장식한 스케이터는 이번 공연의 히로인인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에 벌어진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죽음의 무도'를 선보였다. 이제는 피겨 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불멸의 프로그램'으로 남은 죽음의 무도는 갈라 쇼에 맞게 일부분이 수정됐다.

김연아는 첫 번째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했지만 트리플 토룹과 더블 악셀을 멋지게 성공시켰다. 죽음의 무도의 하이라이트인 현란한 스텝과 멋진 스핀 등을 연이어 보여준 김연아는 올림픽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여 명의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빙판 위에 다시 등장해 자신의 우상인 미셀 콴을 소개했다. 3년 만에 빙판에 복귀하는 미셀 콴은 현역 최고의 스케이터인 김연아의 소개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Carmina Burana'를 배경음악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른 미셀 콴은 전성기 때 보였던 뛰어난 표현력과 무대 장악력을 선보였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 미셀 콴의 공연을 끝으로 장엄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 1부 공연의 막을 내렸다.



2부 공연은 최근 작고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는 무대로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인 'Beat it'과 'Jam'등의 메들리로 엮어진 무대로 2부의 막을 열었다.

1부와는 다른 경쾌하고 파티 같은 분위기가 2부 공연의 특징이었다. 셰릴 본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애덤 리폰의 발랄한 무대, 그리고 일리야 쿨릭의 다이내믹한 연기가 어우러졌다.

1부와는 반대로 2부에서는 미셀 콴이 김연아를 소개하는 무대가 진행됐다. 미셀 콴이 '나의 친구'라고 소개한 김연아는 여성 그룹 다비치의 라이브에 맞춰 'Don't Stop the music'을 연기했다. 화려한 레이져쇼에 맞춰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와 토룹, 그리고 더블 악셀 등을 차례로 성공시켰다. 또한, 현란한 스텝으로 관중의 환호를 유도한 김연아의 무대를 끝으로 2부 공연의 막이 내렸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피겨의 거장'들이 대거 참여해 '피겨의 진국'을 선사했다는 점이다. 지난봄에 펼쳐진 '페스타 온 아이스'가 파티 분위기의 경쾌한 공연이었다면 이번 무대는 스케이팅의 진수를 선사하는 '격조' 있는 무대였다.


[사진 = 아이스올스타지 1회 공연에서 열연한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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