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우 이재균이 '오늘의 탐정'을 함께 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말했다.
이재균은 KBS 2TV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의 박정대 형사로 분해 정여울(박은빈 분)을 향한 순애보를 보여줬다. 귀신 탐정, 귀신을 보는 조수, 무당 출신 부검의 등 특이한 사람들 속에서 홀로 평범한 경찰이었던 그는 그래서 더욱 시선을 사로잡았다.
데뷔 이후 주로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해 온 이재균에게 '오늘의 탐정'은 처음으로 맡아보는 연속극의 비중 있는 역할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큰 롤을 맡아서 부담도 왰지만,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을 더 많이 했었다. 막상 해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연기한 박정대는 주변 인물 중 가장 평범한 인물로, 오히려 그 평범함을 표현하기가 더 어려웠을 수도 있다. 청각장애, 정신질환, 동성애자 등 다양한 인물을 연기한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봐도 박정대는 특별히 더 평범한 인물이다.
"평범한 역할이 진짜 어려운 역할이라고들 하신다. 그런데 나는 청각장애가 있는 역할, 동성애를 하는 역할, 정신병이 있는 역할 등 다양한 인물을 해봤음에도 그들이 특별히 독특한 캐릭터라고 느끼지 않았다. 캐릭터가 처하는 상황과 인생이 달라서, 이해하는 과정이 달라지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인물이 어떤 면에서는 평범하고, 어떤 면에서는 특별한 것 같다. 청각 장애인 캐릭터를 맡으면 준비기간에 수화를 배우는 것 처럼, 이번에는 형사 역할을 위해 총 잡는법과 총 쏘는 법을 연습했다. 특히 더 다르게 접근한 건 없다. 접근 방식은 항상 똑같다."
그런 이재균에게 이번 박정대 역할에 이입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짝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박정대와 정여울의 첫 만남이 평범하지 않았기에 티를 내지 않는 짝사랑을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고.
"여울이와 정대는 형사와 살인 피해자의 가족으로 만난 사이다. 그래서 정대가 여울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과하게 보이지 않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형사가 가족을 잃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피해자 가족에게 들이대는 것처럼 보이면 안될 것 같았다. 좋아하는 건 맞지만 마음껏 표현할 순 없었고,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와중에도 시청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은 드러나야했다. 그 중간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
또한 정대의 사랑의 라이벌은 영혼인 이다일(최다니엘). 그 어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삼각관계였기에, 이를 표현해내기 더욱 힘들었을 터. 하지만 이재균은 한 번도 이다일을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대는 한 번도 여울이의 마음을 얻으려 하지 않았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표현밖에 안했다. 지켜주고 싶고, 여울이가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것만 표현했다. 그래서 다일이를 연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여울이가 자꾸 보이지 않는 존재와 이야기하고 그런 모습을 보고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사실 걱정 이상으로 뭔가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팬들이 정대를 보고, 걱정만 한다고 '걱정멜로'의 주인공이라고 하더라. 하하."
극 중 정여울에게만 보이는 이다일, 선우혜(이지아) 등과 한자리에 있는 연기를 해야하다보니 고충도 있었다. 바로 눈 앞에 있는 배우들이 정대 눈에는 안보이는 모습을 연기해야 했던 것이다.
"사실 영혼을 못보는 연기는 힘들진 않았다. 카메라 연기를 하다보면 카메라 앵글 때문에 항상 상대 배우가 내 앞에서 연기를 해 주지 않는다. 상대를 못보고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부분은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단체 샷에서는 어쩔 수 없이 영혼 역의 배우 쪽을 봐야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최다니엘 선배가 '왜 자꾸 쳐다보냐. 감독님 쟤가 자꾸 쳐다봐요'라고 이렇게 장난스레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 나는 '선배를 쳐다본게 아니라, 선배 뒤의 벽을 본 거다'라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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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