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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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랫바람에 쓰러진 한국축구

기사입력 2005.08.18 09:51 / 기사수정 2005.08.18 09:51

강동우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최종전)에서 한국이 또다시 사우디에 1-0으로 무릎을 꿇으며 종합 3승1무2패(2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손에 거머쥔 한국이지만 이날 패배는 많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한 졸전이었다.


너무 피곤한 선수들


후덥지근한 날씨는 사막 기후에 익숙한 사우디 선수들에게 더 감미롭게 다가왔고 한국 선수들에게는 지옥같이 느껴지는듯 보였다. 무거운 움직임은 전반 3분 신예 알 안바르에게 한골을 실점한 이후 더욱더 뚜렷히 나타나면서 답답한 경기내용의 원인이 되었다. 

사우디의 치밀한 밀집수비, 강력한 태클,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져 나가는 약속된 플레이에 몸놀림이 무거운 한국 선수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본프레레호의 희망이라 일컬어지던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에 대표팀은 뚜렷한 해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기리그를 마치고 곧바로 동아시아 대회, 통일축구 등의 강행군을 한 선수들의 피로와 열시간 이상의 비행에 시달리면서 이번 경기를 뛰기 위해서 입국한 해외파 선수들의 피로는 우리가 염려했던것 이상이었다.


실망스런 경기내용

패배는 있을 수 있는 일이나 내용자체가 실망스러웠다. 골찬스가 적지 않았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경기평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코너킥 찬스에서 곧바로 공을 가로채 역습하는 사우디의 빠른 약속된 플레이에 계속해서 혼줄이 날 정도로 중간에 끊어주거나 지연해야될 중앙이 실종된 모습이었고 마지막 최종 수비 삼선은 사우디 선수들의 개인기에 춤을추듯 휘둘릴 수 밖에 없었다. 

수비에서 어렵사리 빼앗은 공도 공격으로 이어주는 패스의 정확도가 상실되면서 다시 상대에게 빠른 공격을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고 이는 경기 내내 반복되었다.

간혹 매끄러운 플레이로 골문앞까지 진격해 나갔지만 어이없는 슈팅으로 기회를 날리거나 밀집수비에 막혀 슈팅도 해보지 못하고 공을 빼앗겨 역습을 당하는 경우를 초래했다. 그리고 몇몇번의 찬스는 골대를 살짝 넘어가거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무산되고 말았다.

사우디 선수들의 강력한 태클과 약을 올리는듯한 플레이에 자제력을 잃은 모습도 우려를 자아냈다. 후반 29분 사우디 선수의 거친 플레이를 심판이 잡아주지 않자 거친 플레이로 응수해서 반칙을 선언 받은 김동진이 경고 2회로 퇴장 당하면서 동점골을 향한 한국의 기세는 한풀 꺽이고 말았다. 후반 종료직전 김정우가 레슬링을 연상시키는 거친 백태클로 다시한번 레드카드를 받을뻔 했지만 심판은 다행스럽게 옐로카드로 마무리짓는 모습이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이번 경기결과에 따라 본프레레 감독의 거취는 당장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축구협회가 팬들의 거센 비난에 따라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실망스런 경기 내용이었다고 하지만 전반초반 실점 이후에 김진규 - 김영철 - 유경렬 의 3백은 자체는 그다지 불안하지 않았고 몇번의 좋은 수비를 보인것이 그나마 이 경기에서 거둔 수확이다

이번 경기에서 확실한 문제점으로 나타난 중앙 미드필드의 장악력 부족은 부상중인 김남일의 기량이 회복 되는대로 강화될듯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김남일의 부재로 인한 중원싸움의 패배를 생각했을때 대체자의 발탁 혹은 훈련이 시급하다. 


간혹 집중력이 떨어져 보이는 플레이나 고질적인 패스미스, 골결정력 부족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한국 대표팀의 약점으로 평가되는데 독일 월드컵이 10개월여 남아있는 만큼 최대한 보완해 나가야 하는 무거운 숙제로 남게 되었다.

알 카타니와 알 자베르등 1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는 여유를 보인 사우디에 1-0으로 패배한 한국의 본프레레 감독이 과연 어떠한 해법을 찾아낼지, 축구협회가 비난이 빗발치는 그에게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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