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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리슨콘서트' 말 잘하는 박경림, 이젠 리스너로 소통하다

기사입력 2018.10.20 12:00 / 기사수정 2018.10.20 12:0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방송인 박경림은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재치 있는 진행과 박학다식한 면모, 특유의 친화력까지 두루 갖췄다. 덕분에 국내 몇 안 되는 여성 진행자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대학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박경림은 15년 만인 2014년부터 3년 연속 자신의 이름을 건 ‘박경림 토크콘서트’를 개최해 호응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말잘하는’ 박경림이 이제는 ‘잘 듣는’ 사람으로 변신했다. 리슨 콘서트를 통해서다. 

박경림이 19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리슨 콘서트를 개최했다. 1998년 KBS 2FM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 여름캠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방송에 입문한 그는 어느덧 데뷔 20년을 맞은 베테랑 방송인이 됐다. 20주년을 돌아보며, 말을 전하는 콘서트가 아닌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신개념 공연으로 진정한 소통에 나섰다. 

박경림이 무대에 등장하자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본다. 반갑다”며 웃으며 인사한 그는 “말하는 직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 됐다. 짧지 않은 세월이다. 어릴 때부터 말하는 걸 좋아했다. 어떻게 해야 지금보다 말을 잘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동안 많은 사람이 내게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말하는 것이 아닌 듣는 것에 관심을 가진 계기를 밝혔다. 

이어 “나만 말하고 싶은 게 아니구나. 터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구나. 그런데 왜 20년간 내 얘기만 했을까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내가 그 터가 돼 주고 싶다고 결심했다. 말하는 사람에서 듣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여러분의 삶에 깊이 들어가고 싶어 1999년부터 토크 콘서트를 하던 내가 리슨 콘서트로 다시 이 자리에 섰다. 굉장히 모험이다. 날 아는 주위 사람들은 병난다고 했다. 리스닝이 뭔지 아냐며 말렸다. 하지만 난 자신 있다. 들을 준비가 돼 있다. 이제 리스너가 돼 있다. 여러분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겠다”며 오프닝을 활기차게 열었다.


이날 리슨콘서트는 공연 사상 처음으로 속기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박경림을 구현한 3D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보여줬다. 데뷔부터 뉴논스톱, 최연소 연예대상, 그리고 이후까지의 인생 그래프를 스크린에 띄우며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박경림은 “'뉴논스톱' 때는 인기가 많아 밖을 못 돌아다닐 정도였다. 23살 때, 만 22살 때 최연소 연예대상을 탔다. 그다음은 그래프가 지하까지 내려온다. 그래도 지금이 좋다. 예전에는 바쁜 게 좋은 줄 알았고 누가 날 올려보는 게 좋았다. 너무 어렸고. 늘 허공만 보고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 지금은 옆도 보고 뒤도 보고 함께 본다. 가끔 높았던 그래프를 보며 그리워도 해보고 즐거워도 하고 추억도 하고 뒤를 보며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더디지만 철 들어가는 내가 되는 게 좋다”며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관객들 역시 이에 호응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했다. 박경림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과거 뮤지컬 공연장에서 객석 앞뒤로 앉았다는 관객은 “박경림이 임신한 내게 예쁜 아기 낳으라고 인사해줬다”며 미담을 공개했다. 17살 여고생은 “하정우를 좋아해 찾아보다가 박경림을 알게 됐고 ‘뉴논스톱’을 찾아봤다. 리슨 콘서트 티켓도 대기하고 구입했다”고 말해 박경림을 흐뭇하게 했다. 관객의 20년의 인생도 경청했다. 과거 비행 청소년이었지만 이제는 복지센터에서 랩 재능기부를 펼치는 음악 프로듀서, 쌍둥이 출산 후 회사를 그만두고 산후우울증을 겪다 배우 이준기를 좋아하게 됐다는 주부, 학교 다닐 때 별명이 박경림으로 개그우먼의 꿈을 포기했지만 이제는 트로트 가수를 도전한다는 학습지 관리자 등이 각양각색의 인생을 전했다. 

초대석도 마련됐다. 사연을 통해 미리 선정된 할머니와 손녀가 주인공이다. 39살 손녀는 “부모님이 바빠 할머니가 키워줬다. 할머니 덕분에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다”며 고마워했다. 할머니 역시 분위기를 살리는 토크로 재미를 더했다. 박경림은 두 사람을 위해 영화 포스터를 즉석에서 제작해줬다. 

박경림의 절친 박수홍이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박수홍은 자신의 팬클럽 출신인 박경림에 대한 첫인상과 인연, 고마웠던 일을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29살까지 반지하에 사는 등 가난으로 힘들었던 젊은 시절과 성공 후 얻게 된 허탈감, 힘들었던 순간, ‘미운 우리 새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꿈까지 솔직하게 말해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말미 두 사람은 과거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재현했다. 박수홍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박경림이 ‘Misty’를 부르며 여전한 ‘케미’를 자랑했다. 

박경림의 리슨콘서트는 19일부터 21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3일간 열린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위드림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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