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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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영선수권] 박태환, 세가지 실패를 거울 삼아라

기사입력 2009.08.02 01:06 / 기사수정 2010.07.27 14:25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여론의 질타는 무지막지했다. 불과 1년 사이에 달라진 위상은 그동안 쌓아온 성과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된다. 아직 박태환의 나이는 20살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마린 보이' 박태환(단국대)의 2009년 세계 수영선수권대회 실패는 좋은 결과를 기대했던 많은 팬과 수영계 관계자들을 실망시켰다. 가장 믿었던 자유형 400m에서 충격적인 예선 탈락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던 박태환은 자유형 200m, 1500m에서도 잇따라 결선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샀다. 반면, 그의 라이벌로 꼽혔던 장 린(중국), 우사마 멜룰리(튀니지) 등은 그야말로 승승장구를 이어갔고, 그의 상대도 되지 못했던 파울 비더만(독일)은 세계신기록만 2개를 세우며 대회 2관왕에 올라 이번 대회 스타로 떠올랐다.

복합적인 실패 요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실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던 점이 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국제 대회에 단 한 경기만 출전했던 박태환의 이 같은 선택은 결과적으로 '대실패'로 이어진 셈이 됐다. 국제대회에 적어도 2-3개가량 출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던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약점으로 지적된 자유형 1500m를 위해 훈련만 줄곧 해 온 박태환으로서는 앞으로 출전할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을 대비하면서도 이번 실패를 거울삼을 필요가 있다.

또 하나를 꼽는다면 목표 설정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이 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개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특히 자유형 1500m에 욕심이 간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전지훈련 기간 동안 1500m에 많은 훈련 시간을 투자했기에 그런 발언이 나올 법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강세 종목인 자유형 200, 400m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우려를 낳았고, 결국 이 우려는 현실화되고 말았다. 뚜렷한 주종목 목표 설정을 통해 강도높은 훈련과 준비로 자기 기량을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심리적인 문제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 대회 개막 전부터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에 대해 아시안게임부터 시작해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땄던 선수답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본인의 기량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야 온전히 제 실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교훈을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느낄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안타까운 모습만 많이 보여줬던 박태환이지만 아직 그가 나서야 할 세계 대회, 보여줘야 할 모습은 정말 많다. 이번 실패를 딛고 일어서 다시 자유형 중장거리의 세계 최강자다운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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