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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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알쓸신잡3' 예술과 과학으로 물든 피렌체의 밤

기사입력 2018.10.12 22:29 / 기사수정 2018.10.12 22:42

유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유희열, 유시민, 김영하, 김진애, 김상욱이 보낸 피렌체의 밤은 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12일 방송된 tvN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3'에서 유희열과 유시민, 김영하, 김진애, 김상욱 등 다섯 잡학 박사는 피렌체의 밤을 이어갔다. 이날 김영하는 피렌체에 있는 영국인 묘지를 다녀왔다고 밝혔다.

김영하가 다녀온 영국인 묘지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외국인들이 묻힌 곳이었다. 한마디로 피렌체의 이방인들을 위한 묘지. 김영하는 "여행하다 보면 지친다. 그럴 때 한번 독일의 묘지를 찾아가 봤더니 공원이더라. 그 뒤로 묘지가 있으면 꼭 가보는데, 영국인 묘지에는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이라는 시인의 묘지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엘리자베스는 19세기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히는 사람이다. 김영하는 "초기에는 아동 노동 착취를 고발하는 시를 썼는데, 한국 나이로 40세에 여섯 살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과 결혼한다. 그 뒤로는 사랑시를 많이 썼다. 유명한 로맨스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그들의 로맨스는 엘리자베스의 시를 보고 사랑에 빠진 로버트가 구애를 했고, 두 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유희열은 "신기한 게 글만 보고 사랑에 빠졌잖나. 그런 게 가능한가?"라고 말했고, 김영하는 "작가들도 팬 많다. 글만 보는 팬들이 꽤 있다"고 답했다. 유희열은 "사죄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묘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유희열은 김진애에 대해 "사담을 나누다가 묘비명을 지어놨다고 하더라. 묘비명이 너무 선생님이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진애는 "5년 전에 아버님을 모시느라 납골당을 만들게 됐다. 묘비에 문구를 새기려는데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이런 의미가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진애는 이어 "이를 묘지공원에 냈더니 잘못 보내신 거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의외로'라고 했다. 양쪽에 꼭 인용구 마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항상' 멋진 게 아니고 '의외로' 멋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새겨놨다"고 덧붙였다.



다섯 잡학 박사는 미술사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김영하는 "미술사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 그들의 작품을 좋아하려고 노력해봤다. 그래서 알게 된 게 있다.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해서 그런 작품을 좋아할 필요도 없고 그런 작품들이 그렇게 매력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유시민은 "자책감을 느끼더라. 유명하고 위대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좋은 느낌이 안 드니, '아 내가 미술을 모르나 봐. 내가 교양이 없어서 그런가 봐' 한다. 그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모나리자 앞에서 환호하고 카메라에 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이야기를 듣던 유희열은 "너무 창피하다"며 "보티첼리 앞에서 셀카를 찍었다"고 자백했다.

당대의 예술이 발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김영하는 "아주 오래된 것에서 영감을 가져와야 한다"며 "그래야 사람들이 새롭게 생각한다. 엉뚱한 고전이나 30년 전에 흘러간 노래를 가져온다거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희열 또한 공감하며 "후배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분석하지 말라고 한다"고 끄덕였다. 김영하는 이어 "크게 도약한 예술가들은 당대를 진부해하고 바로 위의 선배를 미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섯 잡학 박사들은 피렌체의 첫째날 밤, 마키아벨리와 미켈란젤로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피렌체의 둘째 날이 밝았다. 김진애는 홀로, 그리고 유시민과 김상욱, 유희열과 김영하가 함께 여행을 즐겼다. 그리고 한자리에 모인 다섯 사람은 포도주에서 시작해 농업, 농업혁명까지 이야기를 발전해 나갔다. 

김영하는 "최근에 농업혁명은 왜 시작됐는가에 대한 글을 봤다. 인류가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 밀을 심고 농사를 지었다고 생각하잖나. 그런데 인류가 제일 먼저 곡물로 만든 건 술이라고 하더라. 술을 계속 먹기 위해서 심어야 하는 구나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갈릴레오를 만나고 왔던 김상욱은 갈릴레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상욱은 "갈릴레오를 물리학의 아버지라 부른다"며 "근대 과학의 방법론을 처음 제시하기도 했다. 지동설을 확립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김영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 지동설을 주장한 것도 아닌데 왜 재판을 받았냐"고 물었다. 

김상욱은 "유럽에서 천문학이 중요해지던 시기다.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오늘날 알고 있는 그레고리력을 선포한다. 모든 것들을 바꾸려다 보니 조정을 하게 됐고, 그러다 10일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문제가 있었다. 반포시킨 곳은 교황청이잖나. 개신교 지역이 안 바꿀 것 아니냐. 달력 시스템이 2개가 돌아갔다"면서 "갈등이 커져갈 때 갈릴레오가 천문학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또 "갈릴레오 재판 이후 많은 학자들이 피렌체를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tvN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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