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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Letter] 맨체스터 시티의 침공에 '영계백숙'으로 맞설 빅4

기사입력 2009.07.17 16:31 / 기사수정 2009.07.17 16:31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EPL 갈라티코' 맨체스터 시티의 돈 바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돌아가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여름에만 가레스 베리, 로케 산타크루즈, 카를로스 테베즈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마저 영입이 거의 성사단계에 있다. 호비뉴를 비롯한 기존의 공격수들과 함께 EPL 최고 양질의 공격진을 갖췄다 해도 딱히 반론을 제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공격진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처럼 이런 좋은 선수들을 토대로 전술적인 조화가 뒷받침되어야만 빅4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기세로도 충분히 위협적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선수 영입을 마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불 같은 추격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리버풀, 첼시 등 앞서가는 자의 뒤통수는 간지럽기 그지없지만 앞서가는 자들의 현재 형편은 그리 좋지 못하다. 맨유는 팀의 상징인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테베즈가 팀을 떠나보냈고 대체자로 안토니오 발렌시아, 가브리엘 오베르탕, 마이클 오웬을 영입했지만 이들이 호날두와 테베즈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게다가 퍼거슨 감독은 더 이상의 선수 영입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다가올 시즌에 맨유의 행보에 대한 물음표가 여전하다.

아스널은 예년과 같이 이렇다 할 선수 영입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수비 유망주 토마스 베르마옐렌을 영입했지만 즉시 전력감인지 의문이며 오히려 팀의 주축 공격수인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팀을 떠나기 일보 직전이라 공격진의 보강이 필수적으로 떠올랐다. 또한, 최근에는 루머가 줄어들었지만 스페인의 두 거함이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주시하고 있어 아스널의 팬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나 지켜보는 이와는 달리 알렉스 퍼거슨과 아르센 벵거는 급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천하태평이다. 어떤 이유일까. 정확한 심정은 모르지만 최근 퍼거슨의 인터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은 항상 맨유의 기회였다"며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대니 웰백과 페데리코 마케다가 다음 시즌 맨유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2경기 연속 결승골로 '신데렐라'로 떠오른 마케다와 은완코 카누를 연상시키는 웰백의 성장은 맨유가 발굴한 수확 중의 하나였고 그 경험을 토대로 올 시즌에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 영입한 조란 토시치가 팀에 순조롭게 적응 중이고 '제2의 토티'로 불리는 다비데 페트루치의 재능은 마케다를 능가한다는 평가다. 얼마 전 재계약을 한 대런 깁슨도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멋진 중거리슛에 성공하며 자신의 능력이 EPL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90년대 중반 마크 휴즈, 폴 인스, 안드레이 칸첼스키 등을 내치고 '황금 유스'로 프리미어리그 정복과 트레블을 일궈낸 퍼거슨 감독이기에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자신감이 무모한 자만심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아스널도 마찬가지다. '꼬꼬마'들을 성장시키는 데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벵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왔다. 이미 티오 월콧과 니콜라스 벤트너는 베스트 멤버라고 해도 무방하며 지난 시즌에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칼링컵 경기는 물론이고 간간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지난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활약과 토마스 로시츠키가 곧 부상에서 복귀해 전력에 보탬이 되지만 데니우손, 키에런 깁스, 알렉산드로 송, 카를로스 벨라, 잭 월셔, 아론 램지 등 꼬꼬마들의 성장은 벵거 감독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이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경기를 치른 지난 칼링컵 32강전에서 아스널은 벨라의 해트트릭과 벤트너의 2골, 월셔가 한 골을 성공시키며 챔피언십 소속의 세필드 유나이티드를 6-0으로 제압하며 전 유럽을 놀라게 했다. 당시 베스트11의 평균 나이는 19.2세였고 마지막 골을 터트린 월셔의 나이는 16세에 불과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이 '영계백숙'들이 성장한 모습을 상상한다면 벵거가 아데바요르를 큰 거리낌 없이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부족한 자금으로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버풀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글렌 존슨 외에 뚜렷한 영입이 없는 리버풀은 오히려 중원의 핵심 알론소와 마스체라노의 이적설에 골치를 앓고 있다. 그러나 믿는 구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경험을 쌓아온 루카스 레이바가 레알 마드리드행이 유력한 사비 알론소의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루카스는 알론소보다는 마스체라노 유형에 가까운 선수이지만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출전 시간을 늘리며 리버풀 중원에 큰 힘이 되었다. 아직까지는 진행형에 가까운 선수라 완벽히 메워줄지는 의문이지만 지지부진한 성장속도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에 비해 지난 시즌 막판 좋은 활약을 보인 점은 매우 반갑다. 

에밀리아노 인수아의 활약도 기대하게 한다. 아우렐리오가 최근 장기 부상을 당하면서 도세나의 부진과 맞물려 당장 시급했던 왼쪽 풀백자리도 인수아의 성장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시즌 출전할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던 점을 생각한다면 베니테즈 감독은 당장 아우렐리오의 부상을 크게 염려하지 않을 것이다.

첼시는 위의 세 팀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러시아의 메시' 유리 지르코프를 영입했고 계속 선수들의 동향을 주시하며 여름 이적시장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몇몇 선수들을 영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젊고 유망한 선수들의 활약 또한 기대된다.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다니엘 스터리지를 영입한 것은 그동안 첼시의 영입정책과는 다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스터리지에 거는 기대감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살로몬 칼루와 프랑코 디 산토의 성장이 부진하기 때문에 스터리지의 재능만 폭발한다면 제3 옵션으로 좋은 활약이 예상한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대표팀까지 승선한 마이클 멘시엔의 성장도 첼시와 잉글랜드 대표팀 모두가 바라고 있다. 세계적인 명장 히딩크와 카펠로에게 동시에 인정을 받은 이 어린 수비수는 수비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도 갖춰 첼시 수비진에 큰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영계들이 맛있는 백숙이 되어 다가오는 2009/10시즌은 아마도 새로운 세대가 출현하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본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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