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17 15:14 / 기사수정 2009.07.17 15:14
화려한 스타의 유니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는 건 팀을 지휘하는 감독뿐만이 아니다. 억만금을 쥐고 입맛에 맞는 팀을 만드는 그들의 이름은 '구단주'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올 여름 이적 시장은 참으로 뜨겁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이적설이 나돌기 시작하고, 실제로 엄청난 이적료를 바탕으로 많은 클럽은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스페인 라 리가 역시 바르셀로나의 후안 라포르타 의장,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 등 우리에겐 ‘구단주’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인물들이 이적 시장 첫 선에서 클럽의 미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물론 라 리가의 회장들은 외국 클럽의 구단주와는 개념이 다르다. 라 리가 클럽들은 쏘시오 체제가 많아 4년 내지 5년에 한 번꼴로 회장 선거를 치른다. 바로 이점이 첼시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외국 부호 1인이 최대 주주가 되어 구단을 소유하는 방식과 다른 점이다.
따라서 선거에서 선출된 자는 정해진 기간 동안 구단을 운영할 뿐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재직 당시 클럽의 성적이 좋다거나 재정이 안정된다면 재선을 통해 장기 집권할 수 있다. 일례로 라포르타 의장 역시 2006년 재선을 통해 임기가 늘어나 2010년까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토록 이적 시장에서 감독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라 리가의 회장들 중 매 시즌 이적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자가 있다. 바로 ‘거상 세비야’를 만들어낸 호세 마리아 델 니도 세비야 회장이다.
변호사 출신의 델 니도 회장은 라몬 로드리게스 몬치 디렉터와 함께 세비야를 세계에서 가장 장사 수완이 좋은 클럽으로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매 시즌 세비야를 이끌던 선수들을 엄청난 이적료를 받고 이적시키는 모습은 ‘거상’이라는 애칭이 오히려 부족할 정도다.
2004년 아스날로 보낸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를 시작으로 2005년에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훌리오 밥티스타 듀오를 각각 1800만 파운드와 2000만 유로에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며 두둑한 이적료를 발생시켰다. 지난 시즌에도 첼시와 신발 값 논쟁을 일으켰던 다니엘 알베스를 바르셀로나로 이적시키며 진정한 ‘거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알베스의 경우 2002년 바이하에서 60만 유로에 영입해와 2900만 유로를 받고 바르셀로나로 보냈다는 점에서 델 니도 회장이 얼마나 뛰어난 장사 수완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델 니도 회장은 올 시즌 역시 조용히 넘어가지 않고 루이스 파비아누를 놓고 AC 밀란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델 니도 회장의 협상 능력을 보아 밀란이 파비아누를 영입한다면 만만치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선수를 비싼 값에 팔아 구단 재정을 든든히 한 델 니도 회장은 세군다까지 떨어졌던 세비야를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05-06시즌과 06-07시즌에는 UEFA컵 우승을 일구며 2연패에 성공했고, 07-08시즌에는 68년 만에 코파 델 레이를 우승하는 등 세비야를 정상권으로 이끌어내며 서포터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점이야말로 델 니도 회장의 진정한 능력이라 평가할 수 있다. 매년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내지만 될 성싶은 어린 선수들을 찾아내 싼값에 데려오는 능력이야말로 델 니도 회장만이 가진 마력이다.
지난 8일(한국시간), 토트넘에서 1300만 유로를 외치던 조코라를 900만 유로에 영입하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협상을 보여준 델 니도 회장. 영입보다 방출에 있어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는 그가 남은 이적 시장 동안 진정한 '거상'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사진 = 호세 마리아 델 니도 회장 ⓒ 세비야 구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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