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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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오! 캐롤' 주병진 "'뮤지컬 배우 같다'란 평가 듣고 싶다"

기사입력 2018.09.03 08:05 / 기사수정 2018.09.03 08:1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개그계의 대부 주병진에게 또 다른 수식어가 붙었다. 뮤지컬 배우다. 주병진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오! 캐롤’에 출연하고 있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노래를 사랑 이야기로 엮어낸 주크박스 뮤지컬인데, 그는 무명 코미디언 출신 리조트 MC 허비 역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주병진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건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내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드라마틱한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한 좋은 재료가 내 눈앞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 고통 속에 빠져들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도전했죠. 이 작품이 아니었으면 또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허비 역할은 심리적인 상황, 삶에 응축된 응어리, 억압시켜 온 한 같은 것들이 묻어나는 느낌이었어요. 심지어 MC 역할까지 맞아떨어졌어요. 이건 내가 해야 하는구나 했죠. 다른 역이 오면 조금 더 심사숙고했을 것 같아요. ‘오! 캐롤’은 제 이야기에요.” 

‘오! 캐롤’은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절친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나 생기는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파라다이스 리조트에는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리조트의 사장이 된 에스더와 에스더를 20년간 짝사랑한 무명 코미디언 출신 리조트 MC 허비의 이야기가 있다. 

주병진의 로맨스 연기는 물론 위트와 친화력을 가진 MC 허비 역할과의 싱크로율을 엿볼 수 있다. 1977년 MBC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주병진은 1990년대 MBC 예능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흥기를 이끌고 토크쇼 MC로 인기를 누렸다. 

“쇼 무대, 개그 등의 각종 사회를 볼 때는 내가 이야기하면 반응이 100% 바로 나와요. 지금 현재의 분위기를 스스로 평가하기 너무 좋았죠. 그런데 뮤지컬은 진득하게 바라봐주더라고요. 작품이 진행되는 과정을 바라보기 때문에 순간 반응이 없어요. 이제까지 수십 번 연습했지만 관객 없이 했거든요. 첫 작품 때 관객을 놓고 했는데 30년간 봤던 관객의 반응과 전혀 다른 반응이 있어 당황하기 시작했어요. 실수를 했나, 왜 반응이 없어, 왜 절간이야 라는 생각이었죠. 가슴이 뛰면서 어떻게 수습하지 했어요. 쇼 MC할 때는 수습이 가능한데 이건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뮤지컬은 작품을 보고 드라마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빠르게 캐치하고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어요. 연기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죠.” 

향수를 부르는 닐 세다카의 음악을 베이스로 한다. '오 캐롤(Oh Carol)’,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 등 닐 세다카의 히트 팝을 녹여내 향수를 자극한다. 

주병진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노래일 터다. 그 역시 “노래는 지속적인 싸움”이라며 털어놓았다. 

“내가 부족한 걸 어떻게 만회할까. 성악을 한 배우들이 많잖아요. 성량이 풍부하지만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했어요. 가요나 팝이나 일반적인 대중음악을 한 분들은 감정을 노랫말에 실을 수 있다고 봤거든요. 부족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노랫말에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했죠. 다른 작품은 모르겠지만 닐 세다카의 명곡이 많다 보니 ‘유 민 에브리씽 투 미’는 청년 시절에도 들었어요.

100회가 넘는데 전 첫 공연을 했을 뿐입니다. 앞으로 보완할 게 산더미처럼 있습니다.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쟤 뮤지컬 배우 같아’라는 평가를 받고 싶고 그렇게 되도록 할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클립서비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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