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2 03:30 / 기사수정 2009.07.02 03:30
[엑스포츠뉴스=경북 안동, 조영준 기자] 배드민턴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남자복식과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효자종목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한국은 단식보다는 복식에서 강세를 보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단식에서 은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방수현 이후, 남자와 여자 단식에서는 뚜렷한 '강자'가 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한국남자단식을 대표해 꾸준히 활약한 선수가 존재했다. 이현일(29, 김천시청)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6년 동안 한국 배드민턴 남자단식의 '에이스'로 활약해 왔다.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제52회 전국 여름철 종별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 출전한 이현일은 '국내 라이벌'인 장영수(27, 김천시청)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0(21-17, 21-19)으로 누르고 이 대회 첫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이현일은 "스트로크가 잘 먹혔고, 네트 플레이를 역 이용한 점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상대 선수의 장점이 쉽게 풀리지 못하도록 유도한 점도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빠른 발과 정교한 기술을 갖춘 이현일은 2005년 인도네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2006년 전영오픈 배드민턴 선수권 남자단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현일은 같은 해에 벌어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다. 이러한 꾸준한 활약에 힘입은 이현일은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2007년 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그러나 올림픽의 벽은 높기만 했다. 필생의 꿈이었던 올림픽 메달 획득은 실패로 돌아갔다.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세계무대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보유했지만 탄탄한 선수층에서 발굴된 중국과 동남아 선수들의 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 점에 대해 이현일은 "배드민턴 강국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국내 단식 선수층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의 선수층은 우리나라보다 10배에서 20배나 많다. 이렇게 풍부한 선수층에서 나온 선수들은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현일은 한국 배드민턴 남자단식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 단식 선수층이 결코 두텁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다. 또한,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국제대회에서 지속적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배드민턴 단식의 미래는 충분히 밝다"
한국 배드민턴은 전통적으로 복식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환상의 복식조'로 불렸던 박주봉-김문수 조는 각종 세계대회를 휩쓸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정상에 등극했다. 또한, 이 계보를 이은 김동문-하태권 조와 이동수-유용성 조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차지했다.
남자복식의 계보는 현재 이용대-정대성 조로 이어지고 있다. 여자복식도 1992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 복식 조인 황혜영-정소영 조를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경원-이효정 조까지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여자단식에서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이 출연했다. 또한, 혼합복식에서는 역대 최강의 조였던 김동문 - 라경민 조와 2008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한 이용대-이효정 조가 등장했다. 그러나 정작, 남자단식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직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현일은 6년이 넘게 한국 남자단식을 대표해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08 요넥스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와 독일오픈 배드민턴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현일은 2008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국내대회에 전념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남자단식을 대표해온 이현일은 "복식에 비해 단식은 체력소모가 많이 든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전념한다면 단식만이 지니고 있는 매력에 충분히 빠져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가장 큰 대회인 올림픽에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열악한 국내 환경 속에서 이현일은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이번 여름철 종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현일은 10월 20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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