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1 02:55 / 기사수정 2009.07.01 02:55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호수비 후에 좋은 타격이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수비와 공격은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지명타자로 나서는 것보다 수비를 같이 병행해야 좋은 타격이 나오는 선수가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요미우리의 이승엽 또한 1루수 수비를 우선시하고 있다.
수비와 공격은 야구의 메커니즘 상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특히나 좋은 수비를 펼친 직후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에 좋은 타격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6월 30일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잠실 경기에서 몇 번의 결정적인 실책이 승패의 향방을 가르기는 했지만 멋진 호수비의 향연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롯데가 4-1로 살얼음판 같은 리드로 경기를 이끌고 있던 6회 말 LG는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1루 베이스를 맞는 행운의 안타로 1점을 따라갔고 박종호의 타구를 놓쳐버린 좌익수 박정준의 실책성 플레이에 편승해 4-4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 선발 조정훈은 실책성 수비로 말미암아 동점을 만들어줬고 계속된 2사 3루의 위기에서 조인성을 상대하게 되었다. 조인성이 초구에 타격한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전광판을 향해 날아갔다. 이 공이 넘어가게 된다면 롯데로서는 그야말로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롯데의 중견수 이인구는 타구의 굉음을 듣자마자 득달같이 공을 쫓아 엑스 존의 펜스에 부딪히며 공을 걷어냈다. 이인구가 없었으면 그대로 엑스 존을 넘어가는 홈런이었다. 이 호수비로 인해 롯데는 다시 한번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다.
'호수비 후에 좋은 타격이 나온다.'라는 것을 이인구는 곧바로 증명해냈다. 7회 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인구는 동점을 만들며 환희에 가득 차 있는 LG 벤치를 다시금 긴장하게 하였다. LG의 좌완 김경태의 4구째 몸쪽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우측 펜스 최상단에 꽂히는 대형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시 팀이 리드 하는데 선봉을 섰다.
바로 직전 6회 말의 수비에서 상대의 2점 홈런을 막아내는 호수비를 펼치고 난 직후의 솔로 홈런이라 '+3'의 효과가 있는 값진 홈런이었다.
이제 일세라 LG의 '슈퍼소닉' 이대형 또한 이인구에 못지않은 호수비로 롯데를 울렸다. 이인구의 홈런 후 조성환이 바뀐 투수 한희의 공을 통타하여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그 다음은 4번 타자 이대호의 타석이었다. 이대호는 한희의 바깥쪽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그대로 가볍게 받아치며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려보냈지만 이대형이 멋지게 다이빙 캐치를 해내며 안타를 아웃카운트 하나로 둔갑시켰다. 비록 이인구의 홈런으로 다시 1점을 뒤지게 되었지만 이 수비 하나가 팀의 사기를 북돋는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대형은 7회 초의 멋진 수비를 7회 말의 값진 희생플라이로 그대로 연결했다. 무사 2,3루의 황금찬스에서 강영식의 바깥쪽 휘어나가는 공을 그래도 결대로 밀어치며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결국, 박용택의 3루 도루와 정성훈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며 6-5로 경기가 뒤집혔고 그 스코어가 9회까지 이어지며 승리의 여신은 LG 쪽을 향해 웃었다.
비록, LG의 승리로 끝이 난 경기지만 롯데의 이인구와 LG의 이대형의 멋진 호수비 후의 호쾌한 타격은 팬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4위 자리를 지키려는 롯데와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LG의 멋진 한판 대결을 7월 1일 경기에서 또 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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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이대형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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