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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시장-EPL] 아르샤빈을 일찍 데려왔다면 아스날의 운명은 바뀌었을까?

기사입력 2009.06.17 00:24 / 기사수정 2009.06.17 00:24

정재훈 기자



유럽의 그라운드는 시즌을 마치고 또 다른 시즌인 이적시장이 열렸다. 호날두와 카카라는 대형 이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렇게 뜨거운 이적 시장을 바라보며 문득 든 생각. '그럼 지난 시즌은?' 지난 시즌 EPL, 세리에A, 라리가와 분데스리가까지 각 리그 별 최고의 이적과 '먹튀'와도 같았던 최악의 이적을 되짚어 본다.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매년 시즌을 앞두고 각 팀들은 전력을 보강하고자 많은 선수를 영입한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전 세계 각지로 스카우트를 파견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팀이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를 얻지는 못한다. 엄청난 이적료를 지급하고도 본전도 못 건진 팀이 있는 반면 영입된 선수의 효과를 톡톡히 본 팀들도 있다. 이적생에 울고 웃었던 2008/09 EPL 최고의 이적생과 최악의 이적생을 살펴보자.

최고의 영입-안드레이 아르샤빈

지난 2월, '유로 2008의 스타' 안드레이 아르샤빈을 영입한 아스날은 여름에 데려오지 못한 것을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다. 유로 2008이 끝난 후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아르샤빈은 빅리그로의 진출을 시도했지만 제니트에 잔류했고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어렵사리 아스널로 이적했다. 

아르샤빈은 적응기도 필요 없이 맹활약을 펼쳤고 벵거 감독은 자신의 철학과 어울리지 않는 27세의 늙은(?) 아르샤빈의 활약에 힘입어 위태로웠던 빅4 수성에 성공했다. 제니트 소속으로 출전해 대회 규정상 출전하지 못한 챔피언스리그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제임스 비티

2002/03시즌 사우스햄튼에서 23골을 폭격하며 EPL의 정상급 골잡이로 두각을 나타낸 제임스 비티는 이후 에버튼에서 실패를 하고 챔피언십을 오가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강등위기에 몰렸던 스토크 시티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과거의 스타 비티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고 비티는 과거의 향수를 보여주는 듯한 골 폭풍으로 스토크 시티를 강등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윌슨 팔라시오스

팔라시오스의 활약을 가장 바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위건과 토트넘의 성적이다. 토트넘은 중원을 지배하며 위건의 상승세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 팔라시오스를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서 영입했다. 하위권에 머무르며 부진에 허덕이던 토트넘은 이후 상승세를 타며 중위권으로 시즌을 마치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반면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노렸던 위건은 팔라시오스의 공백을 느끼며 후반기에는 성적이 하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팔라시오스의 공백을 메우고자 조원희를 영입했으니 한국 팬들에게는 더 좋은 이적이 아니었을까.

마루앙 펠라이니

에버튼 클럽 레코드인 1,500만 파운드를 지급하며 영입한 펠라이니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EPL 정상급 미드필더로 떠올랐다. 190cm가 넘는 장신으로 중원을 장악하는 모습은 마치 전성기 시절 비에이라를 떠올리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불필요한 반칙으로 카드를 많이 받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런 단점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의 활약으로 에버튼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또한, 올 시즌 부상선수들이 많은 에버튼에서 공수를 오가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거스 히딩크

휘청거리던 첼시의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팀으로 만들며 세계적인 명장임을 과시했다. 첼시를 리그 3위와 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우승을 이뤄낸 것도 칭찬받을 일이지만 무엇보다 풀려버린 나사와 같이 흐트러진 첼시의 단결력을 하나로 만든 '히딩크의 마법'은 축구종가 영국도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최악의 영입-데쿠

FC포르투와 FC바르셀로나를 거치며 최고의 미드필더로 떠오른 데쿠가 첼시로 이적했을 때 많은 전문가가 그의 성공의 의문 부호를 달았다. 소위 말하는 공을 예쁘게 차는 선수들은 강력한 압박이 있는 EPL에서 성공한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예측에도 데쿠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그만큼 데쿠는 세계적인 미드필더로서 명성을 날렸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충분한 활약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연속골을 터트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리그 후반부에는 출전조차 어려웠다.

데이비드 벤틀리

2007/08시즌 가장 떠오른 스타 중 한 명인 벤틀리는 블랙번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잉글랜드 대표팀까지 승선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블랙번에서의 성공을 뒤로하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벤틀리는 레논과의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1,700만 파운드의 후보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확한 킥과 잘생긴 외모로 ‘제2의 베컴’으로 불리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올 시즌 그의 활약은 최악이었고 최근 애스턴 빌라와 연결되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아폰소 알베스

정확히 말하자면 아폰소 알베스는 올 시즌 영입한 선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알베스를 선택한 것은 간단하다. 매우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미들즈보로는 알베스가 2006/07시즌 SC 헤렌벤에서 34골을 폭발하며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득점왕을 차지하자 2007/08시즌 2월에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클럽 역사상 최고의 금액인 1,200만 파운드 지급한 것은 그 기대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두 골을 폭발시키며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던 알베스는 올 시즌 보여준 것이 전혀 없었다. 올 시즌 알베스가 기록한 골은 단 4골(PK 한 골 포함). 결과적으로 알베스의 한 골은 자그마치 300만 파운드였다.

파브리시오 콜로치니

2001 세계청소년 대회 우승, 2004 아테네 올림픽 우승 멤버이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인 콜로치니는 큰 기대를 안고 뉴캐슬에 이적해왔다. 시즌 초반 무난한 활약을 펼치며 구멍 난 뉴캐슬의 수비를 메워줄 선수로 꼽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구멍이 되어갔다.

민첩성이 떨어지는 모습은 여전했고 불안한 볼 처리로 상대에게 골을 허용하는 등 그동안 쌓아왔던 자신의 커리어에 한순간에 먹칠했고 팀의 강등도 막아내지 못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으로 이끌며 세계적인 명장으로 발돋움한 스콜라리는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린 것을 발판으로 첼시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리그 개막전에서 포츠머스를 4-0으로 대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경질되고 말았다.

스콜라리 감독은 빅4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무엇보다 86경기 동안 이어왔던 스탬포드 브릿지 무패기록을 깨뜨린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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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금 더 일찍 왔다면 아스날의 운명은 바뀌었을까?(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캡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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