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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10 - 동산고 김병희

기사입력 2009.06.02 22:52 / 기사수정 2009.06.02 22:52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유진 기자] 동산고등학교는 인천 지역에서 야구 명문으로 유명하다. 특급 투수 류현진을 배출한 것을 비롯하여 미 프로야구 구단과 계약을 마친 선수도 둘이나 배출했다. 권윤민(KIA 타이거즈 스카우터)이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던 것을 비롯하여 올해 최지만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그만큼 인천 지역에서는 ‘강호’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황금사자기 8강 진출에 이어 대통령배 대회에서도 8강에 오르며 여전히 전국의 강호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지만과 더불어서 주장 김병희(19)와 에이스 김경태(18)가 있었다.

팀을 이끄는 이들 ‘동산고 3인방’은 빼어난 야구실력 못지않은 끈끈한 우정을 과시한다. 최지만이 메이저리그에서 대성하면 이 둘에게 ‘반드시 스폰서를 해 주겠다.’라고 이야기할 정도.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 이 중 팀의 주장인 김병희는 ‘기본기가 가장 잘 잡혀 있는 내야수’로 정평이 나 있다.

타격 실력이 짭짤한 ‘만능 유격수’

빠른 발을 가진 김병희는 팀의 붙박이 1번 타자다. 도루 능력도 뛰어나지만, 외야 깊숙이 날려 보내는 장타가 대단하다. 특히, 대통령배 대회에서 15타석 14타수 7안타(타율 0.500)로 빼어난 성적을 과시했다. 만약에 동산고가 4강에 진출했다면 타격왕까지 욕심내 볼 수도 있었다. SK 와이번스의 ‘정근우’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그러나 김병희 본인의 생각은 다르다. ‘유격수보다는 3루수가 더 맞는 것 같다’는 그는 최정(SK 와이번스), 이범호(한화 이글스)를 모델로 삼는다고 했다. 야구 센스가 뛰어난 것 같은데 왜 그러냐는 질문에 옆에서 듣고 있었던 최지만(포수)이 답을 대신한다.

“그거야 뭐 본인이 (유격수로)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런 거겠죠(웃음)”

하지만, 좋은 내야수 자원이 부족한 2009 고교야구에서 ‘김병희’의 존재는 프로에서 충분히 탐낼 만하다. 그와 비견될 수 있는 ‘수준급 내야수’로 덕수고 이인행(18)이 좋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덕수고 김경도(18)가 빼어난 타력에 비해 3루 수비에서 아쉬운 점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3루수 김병희’도 매력적인 카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하지만, 김병희의 입장은 다소 조심스럽다. 프로 입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단호하게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또 실력을 더욱 날카롭게 한 다음에 프로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외 야구선수들 중 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입니다. 특급 유격수였지만, 지금은 3루를 맡고 있잖아요. 저도 그처럼 되고 싶습니다”라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한 야구,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원래 저는 야구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친척 중에서 야구 감독님이 계셨거든요. 그분이 이끌어주셔서 야구를 하게 됐지요.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습니다”

자녀가 운동하면 반대를 많이 하는 경우와는 달리 김병희 본인은 ‘자신도 모르게’ 시작하여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야구 인생이 벌써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데 김병희는 부상으로 한 해 유급 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유급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당당하게 밝힌다.

“팔꿈치 부상 때문에 1년 유급을 했습니다. 그런데 회복 이후 성적도 좋아졌고, 또 작년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좋은 내야수 요원’도 드물어져 스스로 더 돋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당당함은 야구부의 ‘맏형’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주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가 배번 14번을 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데 이에 대한 대답이 의외로 간단했다. ‘번호 자체가 마음에 든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다른 이유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14번만 달면 야구가 잘 되었다’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행운의 징크스’가 아닐는지.

그런 그에게 ‘야구’란 무엇일까.

“저에게 야구가 무엇이냐고요? 야구는 쇼부(진검승부)입니다. 그리고 그 승부에서 살아남고 싶은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동산고등학교 주장 김병희. 어려운 시간을 보낸 만큼, 봉황대기와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본인이 원하는 야구 인생을 설계하기를 기원한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김병희(19, 동산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유격수/3루수 | 신체조건 : 180cm, 79kg | 종합점수 : B+

- 파워 : B-
- 타격 정확성 : A-
- 선구안 : B+
- 필딩(내야수) : A-
- 장점 : 잘 다져진 기본기, 프로에서도 통할만 한 빠른 발, 정교한 타격
- 프로지명/대학진학시 과제 : 꾸준한 경기 경험, 빠른 발에 걸맞은 ‘주루 센스’ 100%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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