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방구석 1열'이 영화 '4등'을 살펴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 문화를 짚었다. 또 이와 함께 '엄마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질문을 던졌다.
20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는 영화감독 홍지영, 배우 이항나,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세 사람은 윤종신, 장성규 아나운서, 변영주 감독과 함께 영화 '4등'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가장 큰 고민을 안겨 준 영화는 정지우 감독의 '4등'이다. 변영주 감독은 '4등'에 대해 "6억 원 정도의 돈으로 교육, 영재 스포츠의 모순을 구체적으로 다룬 첫 영화다. 모두의 연기가 탁월하다"고 평했다.
이 영화는 수영 영재 준호(유재상 분)가 겪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준호는 메달권에 들지 못하는 만년 4등으로,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엄마 정애(이항나 분)가 광수(박해준 분)를 코치로 들이게 된다. 광수는 준호를 가르치며 폭력을 행사하는데, 이 속에서 준호가 겪게 되는 감정과 성장하는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서천석 박사는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엄마를 괴물처럼 만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천석 박사는 특히 "자식이 잘되면 쓸모 있는 엄마, 잘 안 되면 쓸모없는 취급 받는 사회"라면서 "엄마들에게 육아 외의 삶을 주지 않는 우리 현실이다. 엄마로서 인정받는 것 말고는 뭐가 주어지지 않는다. 엄마 개인을 비난하기보다 엄마를 그렇게 만든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엄마 정애를 연기한 이항나 또한 서천석 박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항나는 "엄마도 피해자다. 아이들을 그냥 (사회에) 내놓았다가는 자기 밥벌이도 못 하는 상태가 될 거라는 두려움이 너무 많다"며 "경쟁이 치열한 사회를 눈으로 목격한 세대잖나. 내가 이렇게 해야 우리 아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서천석 박사는 특히 우리나라 스포츠 세계의 폭력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앞서 조재범 여자 쇼트트랙 전 코치는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를 발과 주먹으로 수십 차례 폭행을 가해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을 두고 서천석 박사는 "선수들은 다 맞아도 된다고 해석할까 봐 걱정된다. 메달을 딴 선수도 맞고 메달을 딴다는 게 폭력의 불가피성을 정당화하는 계기가 될까 무섭다"고 했다. 윤종신 또한 "아내 전미라도 테니스를 배우면서 청소년기에 많이 맞으며 운동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서천석 박사는 "체벌 외의 방법을 모른다는 게 문제다. 폭력의 제일 큰 문제는 폭력 외의 해결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거다. 다른 나라 스포츠 선수들이 다 그렇나? 아니다. 맞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냈다"고 했다.
또 서천석 박사는 "폭력을 쓰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으면 누군가는 과도한 폭력을 당하고 누군가는 깊은 상처가 남게 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듯이 하나의 학대가 존재하기 위해 온 마을의 보편적인 학대 문화가 있다. 폭력 문화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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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