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1 08:41 / 기사수정 2009.06.01 08:41
[엑스포츠뉴스=용인 현대연구원, 조영준 기자]
[조영준의 클로즈 업 V - 현대건설 특집 2]
현재 한국 여자배구는 침체국면에 빠져있다. 날개 공격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 걸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앙을 지키는 센터 포지션의 문제는 심각하다. 이동공격의 부재와 국제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블로킹 등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0년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전 국가대표 최종엔트리에 뽑힌 양효진(20, 현대건설)은 김희진(18, 중앙여고)과 함께 한국 여자배구가 가장 기대하는 센터 유망주이다. 190cm가 넘는 좋은 신장을 갖춘 양효진은 높이를 이용한 공격이 강점이다.
높이를 갖춘 양효진이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다면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겸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였던 아우리(27, 푸에르토리코)와 함께 팀의 주득점원이었던 양효진은 현대건설의 미래이자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이기도 하다.
양효진은 루키 시즌이었던 2007~2009시즌에 비해 지난 시즌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357득점을 올린 양효진은 전체 득점 순위에 8위에 올랐다. 센터로서는 GS 칼텍스의 정대영(29)에 이은 두 번째 순위였다.
특히, 양효진은 시간차 공격에서 49.21%의 공격성공률로 4위를 기록했다. 속공에서는 40.54%로 5위에 올랐다. 신장에 비해 성공률이 낮다고 평가받았던 블로킹도 김세영(29, KT&G)과 정대영(29, GS 칼텍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아직도 발전해야 될 요소가 많지만 프로 2년차 양효진은 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현대건설에 있어 지난 시즌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KT&G에서 살림꾼 역할을 하던 박경낭(25, 라이트)이 현대건설의 궂은일을 도맡게 됐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현대건설은 서브리시브와 수비가 가장 큰 약점이었다.
지난 시즌에 대해 양효진은 "최하위를 기록했던 2007~2008시즌에 비해 지난 시즌은 분명히 좋아지리라고 예상을 했었다. 나름대로 의욕도 넘쳤지만 아쉽게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뒷심이 부족해 놓친 게임이 많았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또한, 선수들 간의 조직력에도 문제점이 있었는데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한층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왕이면 우승에 목표를 두고 열심히 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양효진은 센터로서 190cm가 넘는 좋은 조건을 갖췄지만 움직임이 느리고 파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었다. 이 부분에 대해 양효진은 "파워가 약하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감독 선생님(황현주 감독)도 빠른 스피드를 강조하신다. 흥국생명의 센터 진도 빨랐는데 이 점을 보완해 스피드도 갖추고 싶다"라고 답변했다.
시간차공격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양효진이지만 이동공격에서는 아쉬움이 나타나고 있다. 이동 속공의 중요성은 국제무대에서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양효진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가능하면 이동속공도 익히고 싶다. 이동 속공의 중요성은 익히 알려졌기 때문에 끝까지 노력해서 장착하고 싶다"라고 이동 속공에 대한 의지에 대해 대답했다.
양효진은 높이를 이용한 공격에서 장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탄력을 이용한 점프력마저 갖춘다면 공격의 위력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 올림픽예선전에 참가한 양효진은 실제로 외국 센터들의 점프력을 보고 감탄을 했었다.
"신장이 있으면 더 높은 곳에서 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 나갔을 때, 외국의 선수들이 높은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점프력을 이용해 볼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 감탄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양효진에게 작년 올림픽예선전은 배구에 새롭게 눈을 뜨게 해준 무대였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모인 뛰어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면서 양효진은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
"선배언니들이 하는 플레이를 보면서 내가 하는 잘못된 플레이를 새롭게 깨달았다. 또한,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이번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전 엔트리에는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양효진은 주니어 대표시절부터 함께 뛰었던 친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여서 "함께 모이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답변했다.
아시아예선전을 거쳐서 올 7월 말에 펼쳐질 그랑프리대회에서는 '영원한 숙적'인 일본과 맞붙게 된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숙적'이 아닌, 한국에 11연승을 거두고 있는 팀으로 급부상해있다.
작년 올림픽예선전에서 한일전을 지켜본 양효진은 "일본의 빠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비록 경기는 패배했지만 나도 저렇게 빠른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자극을 강하게 받았다"라고 회고했다.
특히, 센터들의 빠른 이동공격은 국내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여기에 시간차 공격도 많아 블로킹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양효진은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런 쓴 경험은 투지로 이어졌고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목표를 만들게 됐다.
양효진의 목표는 파워와 스피드를 완성해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는 센터로 성장하는 것이다. 190cm의 신장을 갖춘 선수가 '키로 하는 배구'가 아닌, '점프와 순발력'으로 하는 배구를 펼친다면 국내무대에서는 '무적'으로 군림하고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양효진은 발전 가능성이 충만하고 한국 여자배구가 주목해야 될 유망주이다.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효진이의 좋은 하드웨어는 이미 검증되었다. 문제는 파워와 스피드인데 앞으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훈련을 시킬 예정이다. 이 부분만 보완되면 국제무대에서 큰 활약을 펼칠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양효진은 아직까지 큰 부상을 당하지 않고 시즌을 치러왔다. 지금처럼 부상을 방지하고 자신의 기량을 꾸준히 연마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 시즌이면 프로 3년차에 접어드는 양효진은 오랫동안 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몸만 허락된다면 코트에 계속 나서고 싶은 것이 양효진의 바램이기도 하다.
"가능하면 서른이 넘어서까지 꾸준하게 배구를 하고 싶다. 운동이 너무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배구를 할 때가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저 큰 키 때문에 배구를 하게 됐지만 지금은 내 인생이 돼버렸다. 우리 팀을 우승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선수로 성장하는 점도 내 목표이다.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뒤를 돌아다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의 주득점원이자 팀의 기둥으로 성장한 양효진은 한국 여자배구의 중앙을 책임질 소중한 인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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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효진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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