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앞으로' 바르셀로나, 유럽을 정복하다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28일 새벽 3시 45분(한국시각)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유럽의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대막이 막을 올렸다. 박지성은 지난 결승전에서 결장한 아픔을 씻어내리며 꿈의 무대의 결승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또 하나의 뜻깊은 한 발을 내디뎠다.

'최고의 창'과 '최고의 방패'의 대결은 결국 창이 방패를 뚫어버리며 바르셀로나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바르셀로나의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 첫 해에 트레블을 달성하는 대위업을 이룩했다. 그가 선수로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클럽의 전설이 되는 순간이었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플레쳐의 결장으로 인해 기존의 4-4-2를 과감히 포기하고 루니-호날두-박지성으로 이어지는 공격진 밑에 긱스-캐릭-안데르손을 두는 4-3-3의 전술적 변화를 가져왔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비진의 줄부상 속에 푸욜을 오른쪽 풀백으로, 야야 투레를 중앙 수비에 두며 이번 시즌을 통해 새롭게 떠오른 스페인의 신성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선발 출장시키는 대담함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은 맨유가 공격을 주도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부상설이 있는 선수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며 선제골을 노렸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창은 정말 대단했다. 전반 10분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받은 사무엘 에투가 비디치를 제치며 단 한 번의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맨유는 그 뒤로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 맨유의 경기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왼쪽 윙포워드르 출전한 웨인 루니는 카를레스 푸욜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전혀 이렇다할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라이언 긱스는 자신의 포지션을 망각한 듯한 플레이로 중원을 바르셀로나에 내주었다.

후반 들어 퍼거슨 감독은 안데르손을 테베즈로 교체, 승부수를 띄우지만 그다지 여의치 않은 모습이 지속되었다. 지친 듯한 모습을 보여준 호날두와는 달리 리오넬 메시는 맨유의 수비진을 쥐락펴락 하며 2009년은 바로 메시의 해라는 것을 직접 증명해주었다. 이니에스타-샤비 콤비에 중원을 장악당한 맨유는 수비진에서 바로 최전방으로 공을 연결하며 역습을 노렸지만, 투레와 피케의 수비진은 위협적인 상황을 쉽게 허용하지 못했다.

결국, 후반 65분에 퍼거슨 감독은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 일조한 박지성을 베르바토프로 교체하며 공격수를 총 4명을 두는 초강수를 사용하지만, 리오넬 메시는 그런 맨유의 추격 의지를 5분 만에 꺾어버린다. 샤비의 크로스를 메시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맨유의 수비진의 빈틈을 탄 나무랄 데 없는 골이었다.

뒤늦게 스콜스가 투입되었지만 이미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물러서지도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공격 앞으로'를 실천한 바르셀로나는 그대로 경기를 2-0으로 끝맺으며 유럽을 정복, '트레블'의 대위업을 달성해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을 사수하지 못했던 맨유지만, 최고의 무대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잘 싸워준 그들의 위업이 깎여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 = 맨유를 침몰시키는 쐐기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 (C)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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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