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34
스포츠

'이닝 이터'로서의 자존심, LG 봉중근

기사입력 2009.05.25 06:12 / 기사수정 2009.05.25 06:12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스스로 스타트를 끊고 9회까지 홀로 고군분투하며 경기를 지배했지만 아쉬움만이 가득했다. 9회까지 마운드를 홀로 지켜 호투했지만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승수가 올라가지 않아서가 아니라 팀이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 트윈스의 에이스 봉중근이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9이닝 동안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는 짠물 피칭으로 1실점만을 허용하는 환상적인 투구를 펼쳤으나 아쉽게도 승수를 챙기지 못한 채 팀의 무승부를 지켜봐야만 했다.

4회 초 선두타자 김태완에게 맞은 우월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위기 상황을 자초하지 않으며 한화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중요한 순간에 터진 LG의 병살타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봉중근은 최하위를 기록했던 2008년부터 팀의 '외로운 에이스'로서 마운드를 굳게 지켜왔다. 2007시즌 한국야구의 쓴맛을 제대로 맛보며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훈련에 중점을 두어 절치부심하였다. 그리하여 2008년부터는 자신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8시즌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팀의 1선발로서 LG 선발진을 이끌었다. 당초 1,2선발을 맡아줘야 할 박명환과 제이미 브라운이 각각 부상과 기량부진으로 인해 팀에서 이탈하였고 봉중근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크리스 옥스프링과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평균자책점 2.66이 말해주듯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선발투수로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타선의 지원이었다. 2.66의 탁월한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11승 8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가 나올 때에는 팀 타선이 폭발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다승이나 탈삼진 같은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항상 그에게 우선순위였고 그가 따로 집착했던 부문은 바로 '최다 이닝'이었다. 봉중근은 지난해 186.1이닝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의 새로운 변신에 성공했다. 2위인 손민한(179이닝)과 7.1이닝 차이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의 목표는 자신이 등판시에 팀의 불펜진의 소모를 최소화하여 팀에 도움을 주는 것뿐이었다.

제2회 WBC에서 새로운 일본 킬러로서 명성을 떨치며 '봉중근 열사'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으며 시작한 2009시즌. 팀 성적은 상위권에 형성되어 있지만 봉중근의 모습은 지난해나 올해나 그다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현재 봉중근의 성적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2.65. 역시나 초 수준급인 2.65의 평균자책점과는 맞지 않는 승패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그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에 랭크되어 있다. 4위에 올라있는 계투진인 한화 이글스의 양훈을 제외한 선수들인 1위 KIA 타이거즈 양현종(5승 1패, 평균자책점 2.01), 2위 KIA 타이거즈 릭 구톰슨(6승 1패, 평균자책점 2.13), 3위 SK 와이번스 송은범(6승, 평균자책점 2.28), 6위 SK 와이번스 김광현(6승, 평균자책점 2.67)과 비교했을 때 현저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봉중근이 등판했을 시에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LG는 24일 경기까지 총 250점을 득점하며 경기당 평균 5.5점을 올리고 있지만, 봉중근이 등판할 때 타선이 뽑아낸 점수는 평균 3.3점에 불과하다.

올 시즌도 봉중근은 타선의 지원과는 인연이 없지만, 최다 이닝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어려운 불펜의 체력을 비축시키고 있다. 현재 10번을 선발 등판하여 6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6.8이닝을 투구하고 있다. 10번 중 7번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모습이다.  봉중근보다 1경기를 덜 뛴 김광현이 64이닝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올 시즌 LG는 무서운 '불꽃 타격'의 팀으로 변모하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엔 타선이 잠잠해 지며 지원사격을 못해주고 있다. 팀의 에이스는 무릇 팀이 연승행진을 달릴 때 그 연승을 이어주고, 팀이 연패의 수렁에 빠져있을 시에는 팀의 연패를 끊어주는 스토퍼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홀로 9이닝을 책임지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는 봉중근. 그는 이번 주 KIA 타이거즈와의 잠실 홈 3연전에 다시 등판하게 된다. 5월 19일 광주에서 3이닝 동안 5실점을 허용하며 최단 이닝 강판의 수모를 겪었던 KIA를 상대로 '이닝 이터'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며 에이스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까? 그 대답은 LG 타선에 물어봐야 할 것이다.

[사진=(C) 봉중근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