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아이비는 화려한 겉모습과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지녔다. 스스로 “야망녀 같은 얼굴인데 모든 야망이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상 욕심도 없어요. 그런 욕심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결국 남는 건 사람이더라고요. 누군가에게 피해를 안 주는 사람, 더불어 잘 사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보기와 달리 공연이 없는 날도 재미없게 보낸다며 웃었다.
“재미없게 살아요. 뭘 많이 할 것 같지만 집에 가만히 있고 청소도 하고요. 유일한 취미가 미식이에요. 먹는 게 맛이 없으면 바로 숟가락을 놓아요. (웃음) 2차를 술이 아닌 식사로 하기도 하고요. 술은 되게 잘 마시게 생겼지만 전혀 안 해요. 술은 정말 잠이 안 올 때, 남들은 기분 좋을 때 먹는데 저는 다운돼서 자고 싶을 때 먹어요. 단순하게 재미없게 살죠. 그래도 무대에서 재밌으니까. 춤추고 노래하면 스트레스가 없어져요. 남들은 돈을 주고 하는데 저는 축복받은 삶이죠.”
최근에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뮤지컬 ‘시카고’에서 밀착되는 의상을 입고 섹시한 몸매를 뽐내지만, 운동을 즐겨하는 스타일은 아니란다.
“댄스 가수일 때는 배꼽티같이 노출 많은 의상을 입었어요. 운동을 안 좋아하는데 직업 때문에 억지로 했죠. 앨범 낼 때만 바짝 했는데 운동에 꾸준히 취미를 붙이진 못해요. 요즘에는 체력이 떨어지는 걸 실감해서 열심히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일단 10회는 끊었는데 사실 수다 떨러 가는 것 같아요.” (웃음)
그럼에도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비는 최근 운동을 시작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단다.
“7, 8년 동안 48kg을 유지했어요. 그런데 지난해 ‘아이다’를 끝내고 3, 4kg이 찌더니 안 내려가는 거예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레드북’ 같이 춤을 추지 않는 작품을 해서 그런가 했죠. ‘시카고’로 다이나믹하게 빠질 것 같아 윔업부터 신나게 더 열심히 춤을 췄거든요. 그런데 안 빠져서 충격을 받았어요. 이게 나잇살이구나 했죠. 살을 빼는 건 어렵고 근육량은 표준 이하여서 최근 필라테스와 식단조절을 하고 있어요. 48kg 밑으로 내려갔어요. 10년 동안 가장 최저 몸무게에요.”
무대가 재밌다는 아이비의 첫 필모그래피는 뮤지컬이 아닌 가수였다. 2005년 가수로 데뷔해 ‘유혹의 소나타’, ‘바본가봐’, ‘아-하’, ‘이럴 거면’ 등의 히트곡을 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2010년 '키스 미 케이트'로 뮤지컬 분야에 발을 들였다. ‘시카고’, '고스트', '‘유린타운’, '위키드', '아이다', ‘벤허’,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레드북’ 등에서 활약했다.
현재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나중에 벨마 켈리 역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한 번도 생각을 안 했는데 오래 하다 보니 최근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최정원 선배가 하는 걸 보면 엄두가 안나요. 벨마 켈리는 정말 할 자신이 없어요. 나중에 무릎 연골이 멀쩡하면 도전해보고 싶긴 해요. 시켜주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
하고 싶은 캐릭터요? 글린다, 암네리스 등 예쁜 역할은 다 해본 것 같아요. 최근에 ‘마츠코’나 ‘레드북’ 등 중극장 뮤지컬 했는데 의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대극장 작품이 아니어도 도전할 수 있는 거면 다 해보고 싶어요. 확실히 중극장 뮤지컬을 하니까 대학로에서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배우니까 역할이나 돈에 구애받지 않고 (중소극장 뮤지컬에서도) 필모를 쌓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뮤지컬 무대에서 빛나고 있는 아이비의 목표는 관객의 마음에 와닿는 배우가 되는 거다.
“배우로서 걱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예요. 다들 현실적인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아요. 지금은 잘 나가도 부상을 입어 무대에 못 오를 수도 있고 한 치 앞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무대에 서는 희열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게끔 해줘요.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어서 배우라는 직업 택한 거고요.
목표는 관객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무대에서 잘해도 상대 배우와 앙상블이 맞지 않으면 안 돼요. 내거만 잘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그게 좋은 배우는 아닌 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고 케미스트리를 낼 수 있는, 관객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