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우리 팀은 강제 리빌딩이네요". 6월 초반 이미 양성우와 김태균이 빠진 상황, 정근우까지 치골근부분파열로 이탈하자 한용덕 감독이 했던 말이다. 계속되는 전력 누수에 한 감독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6월 한 달이 지난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늘 한 주의 5할 승률을 강조했던 한용덕 감독은 6월 목표 역시 5할로 잡았다. 전력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5할 승률만 해도 잘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는 것. 특히나 6월에는 두산과 SK, LG 등 상위권 팀과의 일정이 연달아 이어지는 등 일정도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한화는 절대 쉽게 무너지는 법이 없었다. 가장 길었던 연패는 3연패, 연승은 최다 5연승을 올렸다. 특히 6월 마지막 10경기에서 9승1패를 기록하며 6월 26경기에서 17승9패를 마크했다. 월간 목표 5할을 넘어 6할5푼4리의 승률로 두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시즌 승률까지 6할로 끌어올렸다.
끈질긴 승부와 놀라운 반전의 연속이었다. 특히 21일 청주 LG전에서 6-6에서 경기를 끝내는 송광민의 끝내기 스리런, 또 30일 3-5로 뒤져있는 9회말 2아웃 상황에서의 지성준의 끝내기 스리런은 이번 시즌 한화의 컬러를 압축해 보여주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 두 경기가 가장 상징적이고, 수많은 경기가 비슷한 짜릿함을 안겼다.
경기의 어떤 시점, 어떤 상황이든 분위기를 가져오는 힘이 생겼다. 예상 밖의 선전에 한용덕 감독도 "제일 염려했고, 위기라 생각했던 달인데 잘 극복했다"면서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한 감독은 "선수들이 대단한 걸 해줬다"고 선수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가장 위기라고 봤던 한 달 사이 팀이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고, 2위 자리를 굳히는 기간이 됐다.
고비를 잘 넘겼고, 그와 맞물려 김태균과 양성우 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까지 임박한 것이 호재다. 김태균은 30일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기대를 높였다. 양성우 역시 육성군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게는 날개나 다름없다.
시선을 더 높게 할 수도 있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던 송광민이 팬들을 향해 "이제는 도전을 넘어 챔피언을 바라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아직은 도전이다. 마음 속으로 생각할 지는 몰라도 바깥으로는 얘기하지 않겠다. 아직은 계속 도전자의 정신으로 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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