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13 11:37 / 기사수정 2009.05.13 11:37
오는 14일(한국시간) 새벽 메스타야에서 펼쳐지는 아틀레틱 빌바오(이하 빌바오)와 바르셀로나간의 코파 델 레이 결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명실상부한 코파 델 레이 최고 팀간의 맞대결이기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 vs 23
라 리가 창설 이후 한번도 강등되지 않았던 전통의 명가답게 코파 델 레이에서도 두 팀의 역사는 화려하다. 특히 두 팀은 코파 델 레이 역사상 첫 결승전이었던 1902년 맞붙기도 했다.
당시 빌바오는 클럽 비즈카야(Club Vizcaya)라는 팀명으로 대회에 참가했고,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첫 우승팀의 영광을 차지했다.(단, 우승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 후로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바르셀로나는 코파 델 레이에서 통산 24회 우승을 기록했고, 빌바오 역시 뒤지지 않는 23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24회와 23회 우승 기록은 역대 코파 델 레이 최다 우승 1-2위 기록이다.
빌바오로써는 1902년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비즈카야의 우승 기록이 인정되지 않아 2위에 올라있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24년 전 마라도나를 꺾었던 빌바오, 이번엔 메시다
빌바오가 23회라는 많은 우승 횟수를 보유하며 명문 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것은 1980년대까지의 이야기다. 특히 최근 들어서 클럽 고유의 색깔 상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라 리가와 코파 델 레이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빌바오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이 1984년이라는 점에서 지난 3월, 세비야를 꺾고 24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것은 빌바오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특히 24년 전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지금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빌바오의 올드 팬들은 24년 전 결승전의 기록을 들춰보지 않을 까 싶다.
빌바오의 마지막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4년 전인 1983/84시즌 빌바오는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디에고 마라도나, 베른트 슈스터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한 강팀이었다.
빌바오 역시 전 시즌 라 리가 우승팀이었고, 1983/84시즌에도 라 리가 우승에 성공하며 2연패를 달성했을 정도로 전성기를 달리던 팀이었지만 바르셀로나가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마라도나와 미구엘 솔라간의 신경전으로 유명한 당시 결승전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렸다. 결승전에서 빌바오는 엔디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며 그 시즌 더블에 성공했다.
당시 엔디카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후 왼발 슈팅으로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아냈었다. 당시 우승 이후 빌바오 선수들은 네르비온 강에서 성대한 축하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기쁨을 24년 만에 재현하기 위해 빌바오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레알 베티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코파 델 레이 3골과 함께 리그에서 13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의 주포 페르난도 요렌테는 물론이고, 4강 세비야 전의 영웅 하비 마르티네스 등 팀의 주요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따라서 24년 전 마라도나를 꺾은 빌바오가 올 시즌 코파 델 레이에서 5골을 비롯해 리그 23골에 빛나는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를 상대로 우승을 재현할 수 있을지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바르셀로나, 트레블의 시작 알릴까?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최대 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리그는 단 1점만 추가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태고, 코파 델 레이와 챔피언스리그 역시 결승전에 진출한 상태다.
따라서 코파 델 레이 역대 최다 우승팀간의 맞대결 못지않게 이번 결승전은 바르셀로나의 트레블 달성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파 델 레이 결승은 객관적인 전력상 바르셀로나의 우위가 점쳐진다. 올 시즌 리그에서 2번 맞붙어 1-0, 2-0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는 바르셀로나이기에 트레블의 시작을 알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변수는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이탈이다. 비야레알과의 리그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던 에릭 아비달이 결장하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역시 부상으로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미 알려진 대로 티에리 앙리 역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까지 모든 경기 결장한다.
따라서 바르셀로나는 코파 델 레이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보얀 크르키치와 마요르카와의 4강전에서 페널티 킥 선방을 보여주며 사모라 상 수상자다운 모습을 보인 호세 마누엘 핀토 골키퍼의 활약이 필요하다.
코파 델 레이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아비달의 공백을 메워줄 실빙요의 컨디션 역시 점검해봐야 하기에 바르셀로나에게 있어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은 단 하나의 대회가 아닌 트레블을 향한 초석으로 봐야한다 .
24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빌바오와 올 시즌 최강의 전력을 보여주며 트레블을 노리고 있는 바르셀로나, 라 리가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가끼리의 대결에서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C) spor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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