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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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이제는 변화해야 할 때'

기사입력 2009.05.11 01:58 / 기사수정 2009.05.11 01:58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21세기 초반 아스날은 EPL에서 누구보다 무서운 팀이었다.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티에리 앙리를 비롯해 로베르 피레, 프레데릭 륭베리 같은 득점력이 뛰어난 미드필더, 퍼스트 터치의 대가 데니스 베르캄프 등등의 선수들이 특유의 짧은 패스와 빠른 템포로 경기를 가져가는 그들의 게임은 매우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강하기까지 했다. 03/04시즌에 무패우승을 달성하는 등 절정에 오른 그들의 중심엔 감독인 아르센 벵거가 있었다.

벵거는 전술적으로도 매우 탁월한 감독이지만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독이기도 했다. 아스날을 거쳐가 성공한 유망주를 나열하자면 셀 수 없이 많다. 유벤투스에서 그저 그런 선수였던 티에리 앙리가 아스날로 와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되었고, 센데로스와 플라미니, 파브레가스 등등 아스날은 항상 젊은 선수들이 넘치는 패기있는 팀이었다. 03/04시즌 이후 벵거는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경기에 내세우면서도 신구가 적절히 조화된 강력한 팀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스날은 젊은 선수들만으로 구성된 팀이 되고 말았다. 05/06시즌부터 아스날은 단 한 시즌도 리그에서 우승에 도전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의 상징과도 같던 티에리 앙리의 이적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스쿼드에 유망주가 너무 넘쳐난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아스날은 아스날이었다. 그들이 BIG4의 자리를 유지하지 못한 적은 없었고 그것은 이번 시즌 애스턴 빌라에 끊임없이 자리를 위협당해왔지만 결국엔 BIG4 자리를 지켜낸 아스날이다. 그러나 이번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대패하면서 벵거의 유망주 정책도 이제는 변화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벵거가 아름다운 숏패스 게임을 계속 추구하고 싶다면 과거와 같이 신구가 적절히 조화된 팀을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수비진은 경험이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아스날의 젊은 수비진은 때때로 강팀과의 경기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며 실점을 내줘 경기를 패배로 이끌곤 했다.

이번 시즌 아스날의 워스트는 수비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스날 수비수들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기세를 탈 때는 누구보다 단단했지만 골을 허용하고 나면 너무 쉽게 추가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아스날의 젊은 재능들은 중상위권 팀을 상대로 할 때 누구보다 훨훨 날아다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 압박감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식 등은 잘 알지 못하는 듯하다. 지금 아스날에 필요한 것은 과거의 토니 아담스나 패트릭 비에이라와 같은 이런 젊은 재능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경험이 많고 카리스마적인 베테랑 선수이다. 이미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한두 명의 선수를 영입할 것이라고 밝힌 벵거도 이번 경기를 통해서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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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변화가 필요한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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