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2 20:08 / 기사수정 2009.05.02 20:08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이번 고교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타고투저’다. 프로야구 스카우터들은 한결같이 “쓸 만한 타자들이 많은 데 비해 작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 낸 성영훈(두산 베어스) 같은 A급 투수들이 드물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투수가 130km/h 중/후반대의 제구된 볼로 타자들과 승부하는 경향이 많다. 그만큼 컨트롤을 강조한다.
상원고등학교 에이스 박화랑(3학년)도 그 중 한 명이다. 사이드암 박화랑의 최고 구속은 135km/h에 불과하지만, 꿈틀거리는 변화구에 많은 타자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싱커와 슬라이더로 카운터를 잡고, 빠른 볼로 유인구를 던지면 대부분의 타자가 헛스윙을 하거나 배팅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 그만큼 대통령배 대회에서 투수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박영진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지역예선을 거쳐 올라온 상원고는 전주고(1회전), 선린인고(16강전), 야탑고(8강전), 충암고(4강전)를 만나면서 단 한 번도 에이스 김정수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 그러나 박화랑만은 예외였다. 언제든지 ‘5분 대기조’로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그만큼 박화랑은 팀의 기둥이다. 김정수가 빠른 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스타일인 데 비해 박화랑은 꿈틀거리는 변화구를 장기로 삼는다. 서로 상반된 두 투수의 스타일이 모두 박영진 감독, 김태원 코치의 작품이다.
박화랑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대통령배 충암고와의 준결승전 부터였다. 당시 선발 이호준이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자 박영진 감독은 지체없이 박화랑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박화랑은 8과 1/3이닝 동안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강타선으로 무장한 ‘황금사자기 타이틀 홀더’ 충암고를 무너뜨렸다.
▲ 상원고의 또 다른 에이스 박화랑은 당장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슬라이더와 싱커를 주무기로 삼는다.
우완 정통파 김정수와는 달리 사이드암인 박화랑은 날카로운 변화구로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좌타자에게는 싱커를,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뜬공이나 그라운드 볼을 유도하여 적은 투구로도 아웃카운트를 늘려간다. 또한, 빠른볼이 낮게 제구되면 상대 타자들이 지체없이 헛스윙을 한다. 이러한 배짱과 변화구 구사 능력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 지명시 과제는 “다양한 경험+제구력”
그러나 모든 고교선수들이 그러하듯, 박화랑 역시 ‘프로무대 검증’이 필요하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기는 하나 몸에 맞는 볼을 여섯 개나 허용할 만큼 제구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쉬운 것은 빠른 볼 구속이다. 최고 구속 135km/h에 이르는 빠른 볼이 낮게 제구될 경우 분명 효과는 있지만, 프로에서는 최소 140km/h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LG트윈스 마무리 투수 우규민 못지않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박화랑에게 또 하나 필요한 요소는 ‘경험’이다. 프로 지명 후 스프링 캠프를 통하여 세밀한 부분을 다듬어야 한다. 싱커,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과 빠른 볼을 조금만 더 다듬는다면 2010년 프로무대에서 박화랑의 모습을 초반에 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박화랑(대구 상원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75cm, 70kg | 종합점수 : B+
- 빠른 볼 : B-
- 변화구 : A-
- 제구력 : B+
- 장점 : 싱커, 슬라이더 구사능력 탁월. 땅볼 유도 능력 우수
- 프로지명시 과제 : 프로무대 조기 적응 / 빠른 볼 구속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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