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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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던 SK의 나주환

기사입력 2009.04.30 04:14 / 기사수정 2009.04.30 04:14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6-6 동점 상황. 9회 말 2 아웃 주자 1,2루 타석엔 오늘 가장 타격감이 좋은 9번 타자 민병헌이 들어섰다. 한방이면 바로 경기가 종료될 수 있는 상황. 정대현도 박경완도, SK의 모든 수비수들과 벤치도, 민병헌을 포함한 두산 벤치,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모든 관중의 심장이 두근거린다. 모두가 정대현의 손끝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볼 카운트 원스트라이크-원볼, 정대현의 공이 그의 손을 떠났다. 노림수에 적중한 듯 민병헌의 방망이가 호쾌하게 돌아갔다. '딱!', 정말로 잘 맞은 타구였다. 3루수 최정과 유격수 나주환의 사이를 가를 듯한 타구였다.

하지만, 타구 소리를 듣자마자 3루 쪽으로 득달같이 몸을 틀었던 한 남자가 멋지게 다이빙캐치를 하며 그 공을 잡아냈고, 신속한 동작으로 재빨리 일어서서 신중하게 1루로 송구하며 민병헌을 아웃 시켰다. 그 순간 SK 벤치와 3루 쪽 원정응원단은 환희의 도가니에 사로잡히며 환호했고, 두산 벤치와 1루 내야를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믿기지 않은 듯 멍하니 그라운드를 바라보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때 두산에서 활약한 바가 있던 나주환이었다. 그렇게 나주환은 친정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그 수비가 아니었다면 두산에 뼈아프게 승리를 헌납한 동시에 월요일부터 3연패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을 것이며, 두산에 공동 1위를 내주었을 순간이었다. 그 결정적인 수비 하나가 아직도 SK가 단독 1위를 수성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토대가 된 것이다.

나주환이 수비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었다. 나주환은 이날 SK의 타선을 이끌며 고군분투했다. 3회 원아웃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등장한 나주환은 3루수 앞 내야안타를 쳐내며 SK가 2점을 선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고,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나주환은 정재훈의 초구 커브를 그대로 결대로 밀어쳐 우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역시 SK가 2득점 하는데 시발점이 되었다. 11회초 공격에서도 안타를 쳐내며 득점 찬스를 이뤄냈지만, 아쉽게도 후속타 불발로 인해 점수를 내진 못했다.

트레이드된 후, 자신의 친정팀과 맞상대하는 선수들이 많다. 보통 다른 팀들과는 달리 친정팀과 상대했을 때 더 비장한 각오로 들어서기 마련이다. 나주환 또한 그랬다.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SK 득점의 시작을 창출했던 나주환은 3안타 모두 투수가 던진 3구 안에 타격을 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9회 말 2 아웃 상황에서의 결정적인 호수비와 공격을 물꼬를 틀며 팀의 타선을 이끈 나주환은 친정팀인 두산의 심장에 비수를 꽂으며 맹활약했다. 30일 두산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와 앞으로의 두산과의 경기에서 나주환이 어떠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염두에 두고 경기를 바라보는 것 또한 경기를 재밌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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