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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차지연 "'복면가왕' 캣츠걸 5연승 나도 놀라, 감사한 프로"

기사입력 2018.06.05 10:01 / 기사수정 2018.06.05 10:0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차지연의 프로필 상 키는 172cm다. 큰 키인 그가 표현하는 매혹적인 비련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어떨지 궁금하다. 큰 키 덕분에 더 관능적이고 화려한 몸짓이 나올 듯하다.

과거에는 키 때문에 ‘노트르담 드 파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10년 만에 한을 풀었단다. 배우들의 평균 신장이 높아져 행복하다는 그다. 

“초연 때 오디션을 봤어요.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기 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세종문화회관에 내한한 적 있거든요. ‘라이온킹’에 출연하기 전에 돈이 없을 때여서 3층 끝에서 봤는데 잊지 못해요. 완전히 꽂혔죠. 그때는 그랭구와르에게 더 꽂혀서 프랑스어인 ‘대성당의 시대’를 콩글리시처럼 적어서 불렀어요. 

그런데 오디션에서 ‘투 톨’(Too tall)이라는 인상적인 말을 들었어요.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너무 크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해가 돼요. 너무 크면 안 되겠더라고요. (웃음) 10주년에 마지막 한을 풀게 해주고 믿고 맡겨줘 감사해요. 지금은 장지후, 박송권 배우도 있고 평균 신장이 올라가서 행복해요. 심지어 맨발로 하잖아요. 남자배우들이 좋아해 줘요.”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라이선스 개막 10주년을 맞아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다.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순수한 영혼을 동시에 지닌 집시 에스메랄다와 그를 사랑하는 세 남자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삶의 의미를 고찰하는 프랑스 뮤지컬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세계 1,2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한 인기 작품이다.

아기 엄마인 그는 16살인 에스메랄다 역을 맡아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두 번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할 것 같다며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그러면서도 열정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 세계가 사랑하고 10년을 이어온 데는 분명 이유가 있어요. 이런 작품에 출연해 영광이에요. 제가 느낀 열기와 감정을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감동을 주는 배우 중 한명으로서 발바닥이 새까매지는 것에 상관없이 맨발로 열정적으로 임해야죠. 10주년을 끝으로 못할 거 같으니 (웃음) 저의 에스메랄다를 한 번쯤은, 횟수가 많지도 않습니다. 한 번쯤은 봐주자 이런 마음으로 응원해 주면 세종문화회관에서 말 한 마리가 신명 나게 뛰어다니듯 공연할 테니 많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 뿐만 아니라 8월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까지, ‘열일’ 행보는 이어진다.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 데뷔한 그는 ‘드림걸즈’, ‘몬테크리스토’, ‘서편제’, ‘아이다’, ‘카르멘’,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위키드’, ‘마타하리’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다.

뮤지컬 외에 매체 연기, 혹은 예능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앞서 영화 ‘해어화’, ‘간신’ 등에 나온 바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파워풀한 성량을 지닌 캣츠걸로 출연해 5연승 가왕을 달성, 화제가 됐다.

“매체는 겁이 나요. 카메라 앞에서 노래나 연기를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물론 좋은 기회가 오면 하고 싶지만 환경 자체가 너무 다르고 선뜻하기가 힘들어요. 다른 분들이 대단한 것 같아요. 노래하라고 하면 목이 막혀요. ‘복면가왕’ 때도 덜덜덜 떨었어요. 원래는 첫 판에서 떨어져 가면을 벗고 얼굴을 보여주면서 솔로곡을 부르는 걸 노리고 나갔어요. 의미 있는 탈락을 해야지 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돼서 '이게 뭐지?' 했죠. (웃음) 내 계획과 너무 달랐고 결혼 준비까지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거든요. 지금 보면 제게는 어마무시한 기회였어요. 갑자기 좋아해 주고 사랑 받고 대중에게 인지도가 생겼어요. 감사한 프로그램이에요.” 

워킹맘인 그는 쉼없이 열일하고 있다. 앞서 4살 연하의 뮤지컬 배우 윤은채와 2015년 11월 결혼한 뒤 이듬해 득남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 터다. 그럼에도 다작을 하는 이유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 다행이에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일에 미쳐있는 사람은 아닌데 할 수밖에 없는 여러 상황이 있더라고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작품이에요.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하고 싶다고 만나는 게 아니고 하기 싫다고 만나지 않는 게 아니더라고요. 10년이든 한 달만이든 만나게 된 이상 조금은 힘들지만 이 운명을 받아들여야죠."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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