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6 04:22 / 기사수정 2009.04.26 04:22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토트넘에 5-2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77점으로 리버풀과 3점차를 유지하며 리그 3연패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5-2라는 점수 차와는 달리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토트넘에 승리를 거두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해나갔지만 별 소득은 없었고 두 골을 실점하며 결국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전반전에 무기력했던 맨유는 후반전 들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테베즈의 투입과 동시에 토트넘을 몰아붙였고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루니와 호날두의 맹활약으로 후반에만 5골을 폭발시키며 결국 5-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마치 2001/02 시즌 화이트 하트레인(토트넘의 홈 경기장)에서 펼쳐진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시의 맨유는 현재도 팀의 주축인 스콜스와 긱스를 포함해 베컴, 베론의 호화 미드필더진은 물론 앤디 콜, 판 니스텔루이의 공격진과 로랑 블랑, 데니스 어윈등이 버틴 수비진도 리그 최강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토트넘에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지는 듯했고 토트넘도 승리를 의심치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맨유는 후반전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콜이 대역전의 서막을 알리는 추격골을 터트렸고 이어 코너킥에 이은 블랑의 헤딩슛과 판 니스텔루이의 동점골까지 이어졌다. 기세가 오른 맨유는 후안 베론의 역전골과 경기 종료 직전 데이비드 베컴의 쐐기골에 힘입어 결국 5-3으로 대역전승을 이뤄냈다.
경기가 끝난 후 화이트 하트레인의 모인 양 팀의 팬들은 물로 맨유와 토트넘의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서 모두 믿을 수 없는 결과라는 표정이었고 글렌 호들 감독과 퍼거슨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8년의 시간을 두고 같은 모습을 보여준 맨유는 전반과 후반에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바로 퍼거슨의 '헤어 드라이어' 효과가 숨어있었다고 볼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겉으로는 그저 껌 씹는 걸 좋아하는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경기력이 맘에 들지 않을 때는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며 선수들을 다그치기로 유명하다. 얼굴 바로 앞에서 큰소리를 치기 때문에 머리가 휘날린다고 해서 그의 별명은 '헤어 드라이어'가 되었다.
경기에 앞서 리버풀에 선두를 내준 맨유가 전반과 마찬가지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패할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고 하프타임 때 퍼거슨 감독의 '헤어 드라이어'가 작동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퍼거슨의 '헤어 드라이어' 효과는 테베즈의 투입과 맞물려 큰 효과를 이끌어냈고 결국 맨유는 토트넘을 상대로 8년 전의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을 재연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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