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2 21:42 / 기사수정 2009.04.22 21:42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전주 KCC가 속도의 힘으로 서울 삼성을 제압하고 2승 1패로 우승에 한 발짝 먼저 다가섰다.
KCC는 2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접전 끝에 86-82로 승리를 거두고 챔프전 2승째를 거뒀다. 평소와는 달리 리바운드 숫자에서 37-35로 오히려 삼성에 밀렸지만, 무려 9개나 터진 속공이 이 날 승리를 거둔 원동력이었다.
전반까지 KCC의 경기력은 답답했다. 삼성의 적극적인 수비와 반칙으로 많은 자유투를 얻기는 했지만, 자유투 난조와 턴오버가 겹치면서 쉽게 공격을 풀어가지 못한 것. 첫 5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던 하승진은 이후 5개를 내리 실패하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KCC에는 강병현이 있었다. 2쿼터부터 경기에 나선 강병현은 이 날이 챔피언결정전 첫 출장이었다. 올 정규시즌 막판 입은 부상으로 인해 플레이오프에서 컨디션 점검 차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이번 3차전에 나서며 챔피언결정전 데뷔 무대를 갖게 되었다.
긴장감이 있을 법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9분여를 뛰며 11득점에 3어시스트. 기록으로도 괜찮았지만 팀에 미친 영향은 그 이상이었다. KCC는 3쿼터에만 5개의 속공을 몰아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강병현은 속공 과정에서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2쿼터에 KCC가 답답한 공격만을 펼칠 때도 강병현의 공격만은 날카로웠다. 하승진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골밑 일변도에서 탈피, 6득점을 올리며 한쪽에만 집중된 수비의 시선을 자신에게 쏠리게 했다.
애초 높이와 스피드의 대결로 압축되었던 이번 챔프전에서 스피드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는 삼성에게 오히려 스피드로 일격을 가한 셈이었다. 경기 막판에도 KCC는 연속된 속공을 만들어내며 끈질기게 추격해오던 삼성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KCC 입장에서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런 팀 컬러의 변화가 이 날 승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간 하승진에 대한 삼성의 집중 견제와 노련한 대처로 종종 곤란을 겪었기에 수비의 눈이 바깥으로 쏠리게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 추승균이 그 역할을 잘 해냈지만, 그가 언제나 맹활약을 펼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농구에서 속공의 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장 쉽게 득점을 올리면서도 분위기를 고조, 상대의 기세를 꺾어버리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KCC로서는 공격 루트의 다양화를 꾀하면서 효과적으로 득점을 올릴 수도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삼성은 압도적인 높이만으로도 쉽지 않은 상대였던 KCC에 강병현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어려운 싸움을 펼치게 됐다. 기존까지 이루어졌던 하승진에 대한 집중 견제와 함께 이제는 상대의 스피드를 저지하는 방법까지 강구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 셈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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