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한동민이 한 경기 4홈런을 폭발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은 물론, 팀의 6연패 마침표를 알렸다. '부진 탈출'에는 노수광의 조언이 있었다며 한동민이 고마움을 드러냈다.
SK 와이번스는 23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즌 팀간 5차전에서 13-2로 대승을 거두며 6연패를 마감했다. 선발 박종훈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더불어 한동민이 때려낸 두 번의 연타석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한 경기 4홈런은 한동민 데뷔 후 첫 기록이며, 6타점 역시 그에게 개인 최다 타점이다.
한동민은 근래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5월 한 달간 1할9푼대 타율에 머물렀고, 1일 삼성전 이후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4리 29홈런 73타점을 올렸던 것과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한동민은 스스로도 4홈런이 실감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서 이런 (4홈런과 같은) 결과는 생각도 못 했다"고 운을 뗀 한동민은 "오늘 감이 괜찮았다. 타석에 섰을 때 잡생각이 안 들었다. 투수만 보며 타이밍을 맞춰갔다"고 돌아봤다. 또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예전 영상을 보며 '이렇게 쳐야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1회와 3회 연타석 홈런에 이어 7회, 8회에 다시 한번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4홈런 6타점으로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1회에는 넥센 선발 에스밀 로저스의 기를 꺾는 선제 투런으로, 팀이 먼저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회 다시 한번 노수광을 불러들이는 투런으로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예고했다. 7회, 8회의 홈런은 이미 SK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를 더욱 축제와도 같이 만들었다.
4홈런의 비결을 묻자 한동민은 "로저스가 공이 지저분한 투수인데 오늘 유독 실투가 많았던 것 같다"며 겸손한 답을 내놨다. 그간 장타 가뭄에 시달렸던 한동민이기에 이날의 4홈런은 더욱 반가웠다. 그는 "타격이 안되는 동안 땅볼이 많았다. 오늘은 첫 타석부터 공이 떠서 홈런이 되길래 마음이 편했다"라며 "(첫 타석의) 이 기억을 계속 가져갔다"고 말했다.
타격감을 찾기까지 주변의 도움도 컸다. 코치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밝힌 한동민은 함께 연습을 했던 노수광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노수광과 함께 연습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노)수광이가 잘 맞고 있었다. 우리는 보통 진지한 이야기를 잘 하는 사이는 아니다. 그런데 타격에 대해 이야기하다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계속해서 배트 타이밍이 늦고 있는 점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동민은 "수광이가 '어차피 잘 안되는 거, 변화를 줘보면 타이밍이 잡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타격이 잘 되지 않을 때 왼쪽 다리 움직임이 많았다. 이를 지적하고 고정시켜보라고 조언했다. 그 부분을 신경 썼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동료들은 한동민의 끝나지 않는 홈런 축제에 적극 반응했다. 두번째 홈런까지는 열렬히 축하해지만 3번째는 외면했고 마지막 홈런을 치고 왔을 때는 텅 빈 더그아웃만이 한동민을 맞이했다. 한동민은 힐만 감독과 동료들의 짓궂은 축하에도 미소를 지었다.
한동민이 때려낸 4개의 홈런은 침체됐던 방망이의 부활 뿐 아니라 팀의 6연패 마감을 알리는 축포였다. 한동민은 "내일은 또 어떨지 모르지만,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도 좋아졌으면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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