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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Only One-club Man, 토마스 샤프

기사입력 2009.04.19 14:12 / 기사수정 2009.04.19 14:12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선수나 감독으로 20년 이상을 한 클럽에서 머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선수의 기량이나 팀 성적에 따라 다른 클럽의 이적을 생각해 보거나, 외부의 압력으로 인하여 중도에 하차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AC밀란의 주전 수비수로 25년째 활약하고 있는 파올로 말디니나 23년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재임하여 현재까지도 화려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일편단심은 그 자체만으로도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보다도 더 오랜 기간 동안 한 클럽에서만 몸을 담은, 진정한 'One-club Man'이 있으니, 그가 바로 베르더 브레멘의 감독으로 재임중인 토마스 샤프다. 1972년 7월 1일 베르더 브레멘의 유소년팀에 입단하여 37년 동안 오로지 브레멘에서만 선수와 감독 생활을 했던 진정한 브레멘의 '레전드'라 볼 수 있다. 토마스 샤프 감독은 만 18세가 조금 안 된 1979년 4월 18일, 보쿰과의 리그 경기에 처음으로 출장함으로써 올해로 분데스리가 데뷔 30주년을 맞이하였다.

토마스 샤프는 1980년대 오토 레하겔이 브레멘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고, 당시 브레멘의 주전 공격수인 루디 펠러와 함께 브레멘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5년 5월 13일 슈투트가르트와의 원정 경기에 마지막으로 출전할 때까지 16년간 262경기에 출장하여 13골을 넣는 활약을 보였다. 레하겔이 브레멘을 이끌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토마스 샤프 또한 지도자로서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들기 시작했고, 이에 1987년부터는 선수 생활과 함께 브레멘의 유소년 팀 코치를 겸하였다.

1995년 오토 레하겔이 브레멘 감독직에서 물러나자 토마스 샤프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브레멘의 2군 팀 코치로 4년간 활약하였다. 오토 레하겔이 떠난 이후 브레멘의 성적은 급격히 하락하였고, 펠릭스 마가트(現 볼프스부르크 감독)가 브레멘의 지휘봉을 맡던 98/99시즌에는 1980년 이래 19년 만의 2부 리그로의 강등 위기까지 놓이게 되었다. 결국, 마가트 감독은 브레멘에서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었고, 그 자리는 당시 38살의 젊은 토마스 샤프가 맡게 되었다.

토마스 샤프는 프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시즌의 잔여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브레멘의 강등을 막았고, 포칼 컵 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바이에른 뮌헨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였다. 샤프는 브레멘에서의 풍부한 선수 생활과 유소년 팀부터 단계적으로 밟아 온 지도자 생활을 바탕으로 팀의 부활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2004년 브레멘의 네 번째 분데스리가 우승을 통해 드러나게 되었다.

중소 클럽의 비애로 인하여 주전 선수들을 샬케나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라이벌 팀에 넘겨주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토마스 샤프는 팀 전력의 향상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최근 다섯 시즌 동안 리그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면서 브레멘을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견제할 강력한 팀으로 올려놓았다. 

이번 시즌은 주전 선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인한 전력약화로 리그 성적은 중위권에 머물러 있으나,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UEFA컵에서는 4강에 진출하여 1992년 유럽 컵위너스컵 우승 이래 17년 만의 대외컵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리그와 달리 대외컵 성적이 절대적으로 부진했던 브레멘에 있어 이번 시즌은 대외컵에서의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4월 18일 분데스리가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토마스 샤프의 경사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4월 30일에는 자신의 48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5월 10일에는 베르더 브레멘의 프로팀 감독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공교롭게도 샤프의 이러한 기념일에는 함부르크와의 라이벌전이 연속으로 기다리고 있다. 4월 30일에는 UEFA컵 경기에서, 5월 10일에는 리그에서 함부르크를 상대하는데, 두 경기 모두 브레멘의 홈 구장인 베져스타디온에서 열리게 된다. 자신의 기념일이자 홈에서 열리는 라이벌전인 만큼 이 경기들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을 것이다.

2009년은 브레멘의 창단 1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토마스 샤프 감독의 프로 데뷔 30주년, 감독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는 등, 브레멘에 있어서는 상당히 뜻깊은 해다.

리그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진을 대외컵과 포칼컵을 통해 만회하고 있기에, 브레멘은 토마스 샤프에 대한 신임을 잃지 않고 있다. 유소년 팀부터 시작하여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안 해 본 것 없이 37년 동안 오로지 브레멘에서만 모든 것을 이루었던 토마스 샤프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랜 기간 동안 브레멘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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