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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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킬롤로지' 이주승 "방대한 독백에 도전, 자신감 얻었어요"

기사입력 2018.05.21 11:10 / 기사수정 2018.05.21 11:1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이주승이 8년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연극 ‘킬롤로지’를 통해서다. 부모나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어떻게 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든 비틀림에는 시작이 있을 터다. '킬롤로지'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원인과 그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려울 수 있지만, 관객 역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어려울 수밖에 없는 작품인 것 같아요. ‘킬롤로지’는 책을 보는, 책에 가까운 작품이어서 관객이 어떻게 상상하느냐에 따라 그게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저도 아직 못 찾은 게 있어 어렵지만 어려워서 재밌는 것 같아요.” 

극에는 살인 게임 킬롤로지의 개발자 폴과 킬롤로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한 소년 데이비, 데이비의 아버지 알란이 등장한다. 다소 자극적인 소재인데, 세 사람의 독백으로 풀어낸다. 데이비와 그가 키우는 개는 죽었지만, 이후 성장한 데이비가 병원에서 일을 하고 병원에 실려 온 알란을 만나는 장면이 그려진다. 데이비 역을 맡은 이주승은 “아버지의 환상이나 상상이지만, 또 다른 차원에서 살아남는 데이비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야만 데이비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의 데이비보다 사는 게 조금 나아진 다른 차원의 데이비를 만들려고 했어요. 데이브 연기를 하면서 뒷 감정 때문에 힘들었어요. 강아지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데이브가 밉더라고요. ‘내 개와 네 개와 싸움 붙일게. 그래도 돼?’라는 대사가 나올 때 원래는 데이비가 ‘좋아’라고 하는 거였어요. 외국에서는 ‘오케이’가 ‘알았어’인데 한국에서는 너무 호감으로 말하는 것 같아 ‘그렇게 해’로 바뀌었죠.

그 말도 힘들긴 하지만 ‘네가 내게 선택권을 줬지만 내게는 선택권이 없잖아.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잖아’라는 뉘앙스로 갔어요. 그래서 이해했어요.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연 전에 걱정했는데 관객의 이해도가 높아 신기했어요. 내가 말하는 걸 듣고 이입이 될까 했는데 그게 느껴지니 연기를 더 집중해서 하게 됐죠.” 
폴, 알란, 데이비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맞물린다. 게임 킬롤로지가 데이비의 죽음에 영향을 끼쳤느냐 아니냐를 넘어 폭력이 노출된 사회 속 부모와 사회의 책임을 말한다. 

“폴의 말이 맞는지 알란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게임이 정말 살인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원래 미친 사람이었는지요. 정답은 모르겠지만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중점인 작품인 것 같아요. 아이가 방치되고 잘못된 방식으로 키워질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말해요. 그게 배우들이 하는 일인 것 같아요. 어떤 걸 강조할 때는 시위를 하면 되는 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같이 생각해보자’에요. 그러면 성공한 연극이라고 생각해요.” 

등장인물간의 대화 보다는 독백으로 구성해 각각의 캐릭터에 밀도있게 접근한다. 10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상대의 리액션 없이 독백으로 진행돼 쉽지 않은 연기일 터다. 이주승은 “방대한 독백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했다. 

“할수록 작품이 좋아져요. 하기 전에는 도전이었거든요.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많은 성장이 있을 것 같아 피하고 싶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극이 이해가 안 돼 빠져들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어떤 형식인지 파악하고 이해하다 보니 재밌어졌어요. 실패하더라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실수도 많이 하고 중간에 무대 밖에 나가는 신이 없어 지치기도 하지만 방대한 독백을 혼자 소화할 수 있는 자체가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경험으로 오는 게 있을 테니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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