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6.17 20:02 / 기사수정 2005.06.17 20:02
지금은 안정보단 변화가 필요한 롯데
한때 시즌 단독 2위의 삼성을 위협하던 롯데. 5월까진 27승 17패로 4위권과는 4~5게임차로 여유있는 3위를 유지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6월에 접어들어 9연전에서의 1승 8패를 비롯 현재까지 6월 성적이 3승 11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은 2할(0.214)을 겨우 넘기고 있다.
일전에 모 선수의 말 처럼 '이제 우리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한창 롯데가 잘 나가고 있을 때 롯데 모 코치의 '한 번쯤은 슬럼프가 분명히 올 것이다'라는 말처럼 일상적으로 겪는 슬럼프인진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럼 지금 롯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1. 변화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트레이드나 타순의 변화가 필요하다.
투수는 어느정도 제 몫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롯데에게 필요한 것은 타순의 변화다.
일례로 지난 6월 9일 경기에선 팀내 삼진 1위 신명철(52개, 전체 3위) 대신 박기혁을 2번으로 올렸고, 마산에서 있었던 두산과의 3연전에선 극도의 부진에 빠진 3번 라이온과 6번 손인호의 자리바꿈 그리고 붙박이 7번 지명타자 자리를 꿰차고 있던 최준석을 빼고 박연수를 기용하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어느 정도 팀의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고 있고, 선수간의 경쟁심을 유발해 시너지 효과도 얻고 있다. 하지만 내부만의 변화는 한계가 있는 법. 이젠 외부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는 8개구단 중에 몇 안되는 투수자원이 풍부한 팀이다. 이러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타격은 좋지만 투수난에 시달리는 팀(LG나 한화 정도)과의 트레이드도 과감하게 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듯하다.
일례로 2군에 있는 투수 중에도 충분히 타 팀에 가면 불펜투수 역할을 할 선수도 많고,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많이 있다. 이런 선수와 롯데에 필요한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 영입에 모험을 거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트레이드라 하는 점은 어느 정도의 손해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위험부담 없인 큰 이윤을 남길 수 없다'는 말처럼 롯데에겐 지금 안정 보단 변화와 모험이 필요한 시점이다.
2. 노장(리더)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동전의 양먼과 같은 부분이다.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패배 의식에 찌든 노장보단 패기가 넘치는 젊은 선수가 났다' 는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행했다. 지금 롯데 라인업을 보면 30대 선수는 펠로우, 최기문(73년생), 라이온(71년생), 박연수(74년생) 정도다. 그나마 둘은 용병이고, 박연수의 경우 2군에서 올라온지 얼마되지 않은 선수다.
물론 과거 팀에 있던 노장들이 수년간의 '리빌딩 아닌 리빌딩' 으로 많이 사라졌다. 정수근이란 리더가 있긴 하지만 그가 진정한 롯데 스타일의 리더일까? 그는 팀 분위기를 띄우고, 젊은 선수들에게 '형님'으로 불려질만한 좋은 야구선배가 될지 몰라도 팀을 이끌고 자기를 따라 오게끔 만드는 '카리스마'는 부족해 보인다.
세월이 변하면서 카리스마도 강압이 아닌 자율의 편한 카리스마가 각광받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팀에는 색깔이 있어야 한다. 롯데 식의 카리스마는 역시 박정태로 대표되는 카리스마. 즉, 말보단 행동으로. 엄하게 선수를 다그치면서도 때로는 형과 같은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지금 롯데에는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3. 근성과 패기가 필요하다.
사실 저 부분은 부상과 더불어 코치들이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다. 선수들이 마음속에 새기고 팀 전체에 전파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4~5월 롯데가 잘나갔을 때는 물론, LG에 8점차 역전승을 거두었던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밑거름이었다. 6월에 접어들면서는 벌써 더위를 먹은 것인지 경기를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패배의식이 다시금 뿌리내리기 전에 채찍이 요구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장원준-최준석의 2군행은 '어느 정도' 보여주는 효과는 달성한 것 같다. 이제는 그런 광경을 본 선수들이 얼마나 느끼느냐에 달려있다.
스타킹을 올리는 농군패션이나 베트를 돌아가며 쓰는 것도 좋다. 다 좋지만 지금은 보여주는 게 아닌 선수 스스로 한번 쯤 자기가 '프로선수'라는 아주 기본적인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는 건 어떨까? 냉정하게 말해서 프로는 경기장에서 경기로 말할 뿐이다.
반전의 요소는 얼마든지 있다.
17일부터 지난 5월 26일 8점차 역전승을 거두었던 LG와의 홈 3연전이다. LG역시 삼성에게 지난 16일 경기 불펜에서 승을 날려서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두 팀 모두 조건은 비슷하다. 다만 롯데가 얼마나 아픈 과거를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홈경기에 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홈경기부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여건은 충분하리라 본다.
롯데의 반격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끝없는 추락이 될지. 그런 면에서 이번 사직 LG와의 3연전이 더욱더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롯데의 선전, 부산갈매기가 가득 매운 사직구장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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