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돌고 돌아 해피엔딩을 이뤘다. 그러나 공감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
10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31회·32회(마지막회)에서 남현주(한혜진 분)는 장석준(김태훈)이 아닌 김도영(윤상현)을 택했다.
장석준은 "김도영과 가도 되고 혼자 와도 된다. 현주 씨 결정에 맡기겠다"며 발리행 비행기 티켓을 건넸다. 홀로 공항에 나온 남현주는 “장 박사님과 발리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 사람을 떠나게 되면 저 정말 죽을 때 후회할 것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남현주는 김도영과 평소 자주 갔던 장소에서 재회했다. 김도영은 남현주를 끌어안고 "사랑해"라며 고백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갔다.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제목처럼 감성적인 면모가 돋보인 작품이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도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뚜렷한 인상을 주기는 힘들었다. 신파적인 느낌이 컸다. 뇌종양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여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거짓말로 남자를 밀어낸다. 남자는 아내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진짜 감정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모른다. 여기에 장석준과 신다혜가 등장해 사각관계를 형성했다. 석준은 죽은 자신의 아내와 같은 병을 앓는 현주를 어떻게든 살려 보려고 노력한다. 사랑인지 연민인지, 어느새 현주에게 호감을 느낀다. 다혜는 현주의 질투를 유발하며 과거 첫사랑인 도영과 다시 만난다.
현주와 도영이 사랑보다 연민의 감정으로 결혼했다는 전제를 깔았지만, 공감이 가지 않는 식상한 사각 관계는 시청자를 설득하기 어려웠다. 새로운 갈등이나 사건 없이 인물의 감정선으로만 진행되다 보니 밋밋하게 흘러갔는데, 이 역시 시청자를 붙잡지 못한 요인이다.
말미에 다혜는 강을 보며 슬픔에 잠긴 여자에게 “사랑 때문에 죽고 싶은 거면 그러지 말라. 사랑 때문에 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주가 죽은 뒤 도영과 다혜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도영과 현주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4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한혜진은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자신의 어머니처럼 뇌종양에 걸릴 까봐 불안해하거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절망에 빠진 모습, 남편 김도영에 대한 복잡한 감정, 장석준에 대한 연민까지 뭉클하게 표현했다. 다만 화를 내거나 하는 등 감정을 폭발할 때의 연기가 어색해 종종 몰입을 깼다.
지질 연기의 대명사였던 윤상현은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시한부 아내의 남편 역으로 이미지 변신했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캐릭터 때문인지 큰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현주를 살리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의사 장석준 역의 김태훈과 현주와 결혼한 도영을 잊지 못하는 신다혜 역을 맡은 유인영 역시 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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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