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어쩌면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이었다. 2018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이 '잘 줬다'는 환호와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게하며 아이러니를 선사한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제 54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여자 최우수연기상이었다. 김남주(JTBC '미스티'), 김선아·김희선(JTBC '품위있는 그녀'), 신혜선(KBS 2TV '황금빛 내 인생'), 이보영(tvN '마더') 등 다섯 후보 모두 누가 상을 받아도 이상할 게 없이 쟁쟁했기 때문이다.
이 쟁쟁한 후보들 중에 백상퀸이 된 이는 김남주였다. 김남주는 올해 2월 방송된 JTBC 드라마 '미스티'에서 모든걸 다 이룬 성공한 뉴스 앵커지만,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며 격정적인 사건과 멜로의 중심에 서는 고혜란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이미 연기로 받을 수 있는 상이라는 상은 모두 받아본 김남주였다. 그러나 이번 시상대에서 그는 또 한번 눈물을 흘리며 "지난 6개월 동안 고혜란으로 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미스티'에 보내주신 많은 사랑과 관심 덕분에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상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백했다.
이어 "배우로서 너무 가진 게 없고, 그런 저에게 고혜란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 고혜란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작가님과 모든 스태프분들, 그리고 '미스티'와 고혜란을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스태프와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한 "변함없는 사랑 주는 김승우 씨께도 감사드린다. '미스티'를 하는 동안 범인으로 지목받았다"며 "그리고 어머니 당신이 있었기에 모든 게 가능했다. 이 상을 어머니께 바치겠다"고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연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라고 '미스티'의 고혜란 대사를 패러디한 소감으로 여운을 남겼다.
연기부터 수상소감까지 완벽한 최우수상 수상자였다. 누구도 김남주의 최우수상 수상에 이견을 표하지 않는다. 그러나 후보 목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난해 유독 여자 연기자의 활약이 두드려졌기에 무관에 그친 배우들에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품위있는 그녀'부터 '키스 먼저 할까요'까지 너무나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각기 다른 감동을 안겨준 김선아의 무관이 많은 팬들의 입에서 탄식을 불렀다. 김남주가 여자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 몇몇은 김선아의 대상을 예성할 정도였다.
'품위있는 그녀'의 박복자는 수상한 가정부로서 충청도 사투리와 우아한 표준어 구사를 자유자재로 하는 인물. 순진해 보이는 표정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상류층 가정에 침투해 부를 차지하며 사치를 누리는 모습으로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김선아는 박복자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들었고,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품위 있는 그녀'는 '미스티'와 같이 JTBC 드라마로 자체적인 시상식이 없어 다른 상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김선아는 끝까지 시상식 자리를 지키며 모두를 축하하는 최고의 애티튜드를 보였다. 그 모습은 시상식에서 상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백상예술대상은 1993년의 고두심(남편의 여자), 김희애(아들과 딸)가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공동수상한 이후 한 번도 최우수연기상에서 공동수상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공동수상을 준다 하더라도 그 공정성에 흠집이 남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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