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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12세의 스케이터 박소연, 멈추지 않는 성장세

기사입력 2009.04.06 12:53 / 기사수정 2009.04.06 12:5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전 세계 피겨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김연아(19, 고려대)는 현재 국내에 머물며 마무리 훈련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입학과 이달 말에 펼쳐질 아이스쇼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연아는 이번 2008~2009 시즌을 통해 자신이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임을 증명했습니다. 김연아의 진가는 점프와 기술, 그리고 표현력이 모두 있다는 점에 있죠. 피겨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서 뛰어난 선수를 '토털 패키지'라 부르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피겨 유망주에게 이러한 명칭을 다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꿈나무에게 있어서 '토털 패키지'는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기 때문이지요. 올 국내 시즌을 돌아볼 때, '피겨 신동' 이동원(13, 과천초)과 더불어 한국 피겨가 배출한 최고의 수확은 단연 박소연(12, 나주초)입니다. 지난해 가을에 있었던 꿈나무 대회에서 확인된 박소연의 재능은 실로 눈부셨습니다.

당시 4급이던 박소연은 90점이 훌쩍 넘는 점수를 기록하며 우승했습니다. 또한, 그 다음에 열린 국내 랭킹 전에서 98.29의 점수를 받아 100점 대 진입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올 초에 벌어진 전국종합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108.44를 기록했습니다. 시즌 동안 큰 부상 없이 자신의 재능을 활짝 꽃피워가던 박소연은 시즌을 마무리 하는 대회인 종별선수권 대회에서 115.69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5일, 강원도 강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진 제51회 전국남여 피겨스케이팅 종별 선수권대회 여자 초등부 B조에 출전한 박소연은 74.11의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연마했던 트리플 살코를 랜딩한 박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트리플 토룹도 시도했습니다. 회전수는 다 채워 인정은 받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트리플 토룹은 박소연의 도전 과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두 번 시도됐던 더블 악셀을 모두 성공시킨 박소연은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좋은 연기를 펼쳤습니다. 비록, 마지막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중심이 흔들리는 실수도 있었지만 박소연은 또 한 번, 진일보한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박소연이 기록한 115.69는 이번 종별선수권 대회에서 나타난 최고 점수란 사실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슬로베니아 트리글라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불참한 김현정(17, 군포수리고)과 윤예지(14, 과천중), 그리고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곽민정(15, 군포수리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12세에 불과한 어린 여자 선수가 전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경이적인 결과였습니다.

이동원과 함께 한국남자피겨스케이팅의 유망주로 꼽히는 이준형(13, 도장중)이 기록한 점수는 114.7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높았던 스코어는 남자 고등부의 서민석이 기록한 111.25였지요. 아직도 초등학생에 불과한 박소연은 남자 선수들을 비롯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종별 선수권대회 최고 점수를 올렸습니다. 만약, 박소연의 몸 상태가 최상이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결과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박소연의 어머니인 김정숙 씨는 "대회를 앞두고 소연이가 감기에 결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몸도 평소보다 무거운 편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박소연은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었지만 110점대를 훌쩍 넘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지가 2년 반이 되가는 박소연의 성장 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입니다. 박소연을 지도하고 있는 지현정 코치는 "소연이는 또래의 다른 아이들에 비해 힘이 좋은 편이다. 점프를 보면 이러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뛰어난 점프 탄력과 타고난 끼가 돋보이는 박소연은 '토털 패키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을 고르게 갖췄습니다. SBS 피겨스케이팅 해설가인 방상아 위원은 "박소연 같은 경우, 타고난 끼와 표현력이 다양하다. 이러한 점이 박소연의 재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소연은 지금까지 큰 부상이 없는 상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으로 기본기를 탄탄하게 습득하는 점입니다.

김연아는 피겨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케이터이자 신 채점제에 가장 잘 녹아든 선수입니다. 정확한 점프와 뛰어난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점이 김연아는 '토털 패키지'로 승화시켰습니다. 박소연은 아직 어린 선수이니 만큼, 피겨를 즐기면서 하는 점이 필요하겠죠. 유망주의 앞날을 섣불리 단연할 수는 없지만 지금과 같이만 성장한다면 박소연은 김연아의 뒤를 이를 최고의 '토털 패키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2008~2009 시즌에 좋은 성장세를 보인 박소연은 다음 달에 펼쳐질 6급 승급 시험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승급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후, 미국 전지훈련을 갈 예정인 박소연의 목표인 내년에 펼쳐질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에 맞춰져 있습니다.



[사진 = 박소연 (C) 김혜미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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