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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잔류'를 위한 처절한 6팀의 맞대결

기사입력 2009.04.03 22:07 / 기사수정 2009.04.03 22:07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으로 2주간 짧은 방학을 맞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오는 4월 4일 시즌 31라운드를 치르면서 다시 한번 뜨거운 경쟁을 시작한다.

팀당 8경기 혹은 9경기를 남겨둔 이 시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주춤하고 리버풀과 첼시가 상승세를 타며 타이틀을 향한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의 행복한 경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빅4를 비롯한 상위권 팀들의 '럭셔리한' 전쟁도 치열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한 힘겨운 사투, 밑바닥에서 벌어지는 서민팀들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역시 막판으로 치닫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천문학적인 중계권료가 하위팀들에도 균등하게 배분되는 프리미어리그의 제도적인 특성상 17위와 18위~20위의 차이는 순위상으로는 한끝 차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까지 강등권으로 분류되는 팀은 리그 꼴찌 웨스트 브롬위치(이하 WBA)부터 12위 볼튼까지이다. 11위인 토트넘은 전력적으로 안정적이고 최근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12위 볼튼부터는 안심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강등에 대한 압박감이 더욱더 크다. 시즌 종료를 2달도 체 안 남겨놓은 현재 12위 볼튼(34점)과 20위 WBA(24점)의 승점차는 10점. 그러나 잔류의 마지노선인 17위 블랙번(31점)과 WBA의 승점차는 7점차로 작은 차이는 아니지만 못 이겨낼 승점차도 아니다.

반대로 12위 볼튼과 강등순위인 18위 뉴캐슬(29점)과의 승점차는 단 5점에 불과해 한두 경기로 인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꼴찌 WBA마저도 아직 잔류의 희망이 남아있어 단 한팀도 강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최근에 유례가 없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31라운드는 볼튼-미들스보로, 헐 시티-포츠머스, WBA-스토크 시티 등 강등권으로 분류되는 6팀이 맞대결을 펼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한판대결이 예상된다.

볼튼(12위) VS 미들스보로(19위)

00/01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볼튼은 04/05시즌 리그 6위를 차지하는 등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지휘하에 중상위권 팀으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앨러다이스 감독이 떠난 후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시즌에는 16위로 마치더니 올 시즌에는 결국 강등당할 걱정을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렇지만, 볼튼도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앞으로 잔류에 대한 희망은 더욱 커진다. 현재 11골로 득점랭킹 5위인 케빈 데이비스의 발끝을 믿어야 한다. 케빈 데이비스는 1차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기록하며 좋은 추억이 있다.

이동국의 전 소속팀인 미들스보로는 리그순위는 항상 중하위권에 머물렀으나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이른바 '도깨비팀'으로 불리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05/06시즌 UEFA컵 결승에 진출하는 등 짧은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현재 19위를 기록하는 등 총체적인 부진에 빠져있어 리그 잔류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5경기 무패를 기록중이던 미들스보로는 1차전인 14라운드 볼튼에게 홈에서 1-3로 패했다. 그 후로 미들스보로는 17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는 최악의 행보를 걷고 있는 중이다. 반드시 볼튼을 꺾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1승이 잘나가는 리버풀에 거둔 승리니 도깨비팀이라고 불릴만도 하다)

헐 시티(13위) VS 포츠머스(15위)

잘나가던 헐 시티가 결국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승점 33점으로 볼튼에 이어 13위를 달리고 있지만 격차가 적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에 맞대결을 펼치는 포츠머스에 승점 1점차로 앞서있지만 포츠머스가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라 앞선 것이 앞선 것만은 아니다.

최근 14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두는 등 시즌 초반의 기세는 온 데 간 데 사라져버렸다. 창단 첫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시 골을 성공시킨 팀의 에이스 지오반니의 활약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FA컵을 제패를 비롯해 지난 두 시즌 동안 10위권 이내의 성적을 기록하며 올 시즌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15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한 경기 덜 치른 걸 감안한다면 잔류는 물론 순위 상승도 노려볼 만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헐 시티와의 경기가 최대 고비이다. 

포츠머스는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터트린 크라우치가 잔류의 선봉에 나선다. 주중 월드컵 유럽예선 우크라이나전에서도 골을 터트리며 절정에 이른 골감각을 리그에도 이어갈 기세다.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20위) VS 스토크 시티(16위)

김두현이 소속팀인 WBA는 현재 24점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잔류할 수 없지는 않지만 최근 기세로 보았을 때 조금 역부족으로 보이는것이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김두현은 출전기회가 많이 줄어들어 팀의 강등을 지켜보고만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승리한다면 반전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번시즌 거둔 6번의 승리중 5번을 홈에서 거둔 만큼 비교적 홈에서 강하다는 점은 이번 경기를 기대케 하고 있다. 원정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스토크 시티이기에 승리를 노려볼만하다.

로리 델랍의 롱 스로우인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스토크 시티지만 그것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잔류시켜준다는 보장은 없었다. 시즌 초반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헐 시티와 마찬가지로 한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제임스 비티와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인 라이언 쇼크로스의 활약에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 고무적이다.  최근 5경기에서 승점 8점을 챙기는 등 최근의 기세가 좋다. 그렇지만, 역시 원정경기에서의 부진이 걸림돌이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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