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가 24일 종영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손무한(감우성 분)과 딸을 잃고 이혼까지 한 안순진(김선아)이 만나 사랑을 나누며 서로의 삶을 바꾸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드라마는 '리얼 어른 멜로'라는 수식어로 마케팅됐다. 이미 한 번 사랑해본,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 그렇지만 사랑하려는 40대 어른들이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멜로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안순진의 딸은 아폴론 제과의 과자를 먹고 죽었다. 그리고 손무한은 그 과자의 광고를 만들었다. 안순진은 손무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손무한은 이를 무시했다. 그러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을 맞닥뜨리자 비로소 자신이 무시했던 그 죽음이 보였다.
비록 많은 시청자는 광고제작자에게는 도의적 책임만 있을 뿐이라며 사실적이지 않은 전개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지만 이는 사랑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지 보여줬다. 동시에 극 중 아폴론 제과 사건처럼 우리가 외면하고 덮어놓았던 사회적 죽음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손무한은 고통을 끝내기 위해 존엄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안순진의 설득에 살아보기로 마음을 바꿨다. 신약 치료를 받고, '굿 모닝'이라며 또 다른 하루를 시작했다. 딸의 죽음과 가난에 삶을 포기하려 했던 안순진 역시 마찬가지로 매일매일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됐다.
2014년 '내 생애 봄날'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감우성의 연기가 심금을 울렸다. 같은 시한부 연기라도 전혀 다르게 느끼게 하는 내공이 엿보였다. 김선아의 변신도 놀라웠다. '품위있는 그녀' 박복자로 받은 사랑이 채 식기도 전에 안순진으로 돌아온 김선아는 같은 배우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어른 멜로'도 풋풋하면서 설렐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키스 먼저 할까요'가 말한 '리얼 어른 멜로'라는 것은 곧 사랑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성숙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중반을 넘어가며 이별과 재회 등 도돌이표 전개로 힘을 잃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드라마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확실하게 밝혔다. 또 완벽한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여운 짙은 열린 결말로 시청자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게 됐다.
한편 후속으로는 이준호(2PM), 장혁, 정려원 주연의 '기름진 멜로'가 5월 7일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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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