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2 07:17 / 기사수정 2009.04.02 07:17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김치우(서울)의 프리킥골로 1-0 승리를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으며 북한전을 마무리했다. 경기는 이겼지만 개운치 않은 부분도 많았다는 것이다.
일단 지난 이라크와의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넣은 김치우의 발견이 이번 북한전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였다. 그동안 윙백 자원으로 활용해 이영표, 오범석 등 해외파 선수들의 등에 가려있던 김치우는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한 장점을 살리면서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켜 왔다. 여기에 소속팀에서 올 시즌 개막하자마자 2경기 연속 2골이라는 득점력까지 가지면서 새로운 득점 카드로도 떠올랐다.
대표팀에서 선발 출장보다는 적재적소에 교체 투입돼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조커' 역할을 하면서 김치우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이라크전도 그랬고, 북한전에서도 후반 막판으로 넘어갈 때 경기에 나서 북한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부단히 폭넓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종료 3분 전, 자신의 장기 중에 하나인 '황금 왼발'에 의한 프리킥골로 영웅이 됐다.
하지만,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내용적으로는 빈약한 부분이 많았다.
우선 전후반 통틀어 21개의 슈팅을 기록하고도 필드골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무적)의 슈팅은 번번이 낮게 깔려 북한 골키퍼 리명국에 걸렸고, 수차례 세트피스가 나왔음에도 이어지는 날카로운 슈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의 밀집 수비에 걸려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세밀하고 날카로운 플레이 역시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 이청용(이상 서울)의 움직임은 북한 수비에 읽혀 내내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줄 공간이 마땅치 않아 볼터치도 유달리 길어지게 되고, 백패스도 수차례 나왔다.
반면, 북한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번에 홍영조나 정대세로 길게 넘어가는 공격 시도가 눈에 띄었다. 북한의 역습에 한국은 전후반 시작하자마자 잇따라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감각적인 돌파와 발 빠른 스피드가 돋보였던 홍영조의 플레이에 한국 수비들이 수차례 뚫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팀을 완성하는 단계라고 하지만 최종예선 남은 3경기를 잘 치러내기 위해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북한전에 드러난 약점을 천천히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완벽한 예선 통과를 위해 이번 경기에서 나온 약점을 극복할 만한 비책이 어떻게 세워질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 북한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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