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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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여신의 귀환', 또 하나의 스테이플스 센터가 된 인천공항

기사입력 2009.03.31 20:06 / 기사수정 2009.03.31 20:06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김경주 기자]
31일 오후 인천공항. 평일 오후, 평화로운 공항 출국장과는 달리 입국장은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그 난데없는 북새통에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몰려있는 인파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죠. 일부 유쾌한 외국인들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대신 손을 흔들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피겨 여왕' 혹은 '여신' 어떤 수식어도 아깝지 않은 그녀 '김연아'가 돌아왔습니다. 이번 세계 선수권에서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며 '만들어진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물리치고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한 그녀의 입국은 그녀가 이룬 성과만큼이나 거대했습니다.

그녀의 입국 2시간 전부터 인천공항 입국장 C 게이트는 그녀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습니다. '발 디딜 틈조차 없다.'라는 표현이 상투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 말 말고는 다른 어떤 표현을 찾기도 어려울 만큼 게이트 앞은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게이트 앞뿐만이 아니라, 2층에도 그녀를 보기 위한 인파는 가득했습니다. 공항 관계자와 동원된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취재 열기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그 인파 속에는 그녀를 위한 정성스런 선물을 준비한 팬도 있었고,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온 팬도 있었습니다. 한 팬은 머리에 '우리의 희망'이라는 글씨를 새겨넣고 그 위에 기뻐하는 김연아의 사진을 쓰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공항에는 자신이 보고 싶은 누군가를 위해 공항에 나온 누군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김연아를 보기 위해 일부러 공항에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몇 시 비행기래?" "아유, 장하기도 하지." "지금 안 보면 또 언제 볼 줄 알아. 기다려야지." 길어야 몇 분도 채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녀를 보기 위해 그 긴 시간을 몸을 부대끼며 기다리면서도 표정과 목소리는 밝았습니다.

입국장의 문이 열릴 때마다 플래시가 터지고, "나와?"라는 궁금증 또한 쉴새없이 터졌습니다.

드디어 모두가 그토록 기다리던 그녀가 등장했습니다. 김민석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 게이트를 지나온 그녀의 한걸음 한걸음에 환호와 카메라 플래시가 묻어났습니다. "여기 좀 봐주세요!" "예쁘다!" "자랑스러워요!" 차마 다 들리기도 전에 다른 이의 외침으로 묻혀버렸습니다. 김연아 또한 자신의 생각보다 많은 환영 인파였던지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워했습니다.

그녀가 보낸 미소 한번에 환호가 더 커졌고,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흔들자 인천공항은 마치 그녀가 '죽음의 무도'를 마친 LA 스테이플스 센터의 기립박수와도 같은 박수와 환호가 흘러나왔습니다.

언제 또 이 인천공항이 이토록 크게 울릴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마도, 그 다음도 역시 김연아가 장식할 것 같네요.

그녀의 귀환은 이토록 성대했습니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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