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와 '셀럽' 매니저 유규선이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유병재가 두 번째 스텐드업 코미디쇼를 연다. 만 19세 이상 관람가인 'B의 농담'이다. 유병재의 가운데 이니셜이자 'B급', '블랙코미디(Black Comedy)'의 ‘B’를 뜻한다.
이와 관련, 19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함께 출연 중인 매니저 유규선이 정장을 차려 입고 진행을 맡았다.
조금 긴장한 듯 보였지만, 이내 유병재에게 '손하트', '내 마음 속의 저장' 포즈를 부탁해 웃음을 안겼다. 유병재는 "사회가 너무 능숙하지 않아 죄송하다"고 디스(깎아내리기)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병재는 "코미디 공연을 하게 돼 영광이다. 생시가 맞나, 실화인가, 꿈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는 "첫 번째 코미디쇼인 '블랙 코미디' 때는 홍대에서 공연했는데 규모가 작았다. 소극장에서 200명 정도 모셨다. 이제 배워가는 입장이고 장르에 큰 매력을 느꼈다. 많은 분들이 즐거워해 줄 장르라고 생각해 큰 규모로 찾아가게 됐다. 더 값진 시간으로 채울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각오를 말했다.
게스트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티켓값은 올랐지만 그 가격으로 YG에서 부를 수 있는 연예인이 나밖에 없더라. 나만 무대에 올라가서 한참동안 떠들다 내려간다"고 이야기했다.
매니저 유규선이 출연하진 않으냐는 질문에는 "형의 위상이 달라졌다. 씀씀이, 마음가짐도 굉장히 달라졌다"면서 '매니저 오빠 보고 싶어요' 라는 의견을 들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반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 쇼이니까 철저히 나만 나온다"고 강조했다.
유규선은 “연예인의 무게를 견딜 수 없다. 사람을 웃기지만 굉장히 힘든 일이다. 유명세를 얻으면 손해보는 것도 많은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안 된다. 뒤에서 제작자로서, 또 유병재를 케어할 수 있는 매니저로 남으려고 한다"며 명확히 했다.
기획과 프로듀싱을 맡은 YG 스튜디오 코미디 정영준 팀장은 "유규선은 매니저이기도 하지만 회사에서는 대리다.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열심히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 제작자로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에 유병재는 “형 얘기를 너무 많이 한다. 내 자리 아냐?"라며 농담했다. 그는 "형의 이미지가 연예인보다 더 카메라를 받고 싶어하고 허영심과 공명심, 눈웃음 살살 치는 이미지가 있다. 100% 진심으로 나의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책임진 사람이다.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형의 얘기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주위를 웃겼다.
매니저의 폭로와 함께 솔직한 일상을 공개해 인기를 끈 '전지적 참견 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전참시'에 나오는 모습이 내 모습인 것 같다. 낯도 가리고 걱정하고 소심하고 내가 누구에게 피해주지 않을까 등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는 여린 사람이라는 게 본모습이다. 정말 그런 성격이면 무대에서 어떻게 까부냐 하는데 직업이니까 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다. 원래 조용하고 점잖은 사람이다. 코미디 장르와 안 맞아 더 재밌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유규선 역시 "'전참시'의 모습 그대로인데 실제로는 더하다. 방송이니까 어느정도 풀어지는 모습이 있는데 실제로는 더 심하다. 10년을 함께 지내면서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는 모습을 열 번도 못 봤다"고 증언했다. 유병재는 "태양의 결혼식에 갔을 때 괴로웠다"며 고개를 끄떡였다.
유병재는 지난 해 첫 공연 '블랙코미디'에서 자신만의 코미디 철학과 사회상을 녹여 차별화된 입담을 자랑한 바 있다. 클립 영상이 유튜브에서 도합 1천만 뷰를 돌파했고 한국 코미디 콘텐츠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에 단독 공개됐다.
1분 만에 전석 매진된 두 번째 공연인 ‘B의 농담’은 커진 규모뿐만 아니라 더 기발한 소재로 꾸밀 계획이다. SNS에서 진행된 '유병재 그리기 대회' 당선작 전시회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유병재 굿즈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과 제작부터 함께 한다.
유병재는 "'블랙코미디' 때와 큰 차별점은 없다. 2018년 대한민국의 나라는 소재를 코미디를 풀겠다는 대전제는 변함이 없다.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1년 사이에 능력이나 스킬이 많이 성장했다. 좀 더 농익고 괜찮은 새로운 코미디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어이 "공연, 방송 등은 시청률이나 티켓, 관람 후기 등 평가 받는 지점이 있다. 내가 반응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다른 요소가 정해주는 거다. 난 새로운 것을 하는데 의의를 둔다. 이전의 한국 스탠드업 코미디쇼에서 듣지 못했던 것을 풀어나가려고 노력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재석, 강호동 등 기존 코미디언과 다른 본인만의 장점으로는 문학적 감수성을 꼽았다. "기존 예능인, 코미디언 선배들보다 순발력이나 말주변 등은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괜찮다고 자부할 수 있는 건 최소한의 문학적 감수성은 있는 것 같다. 코미디에서 비유가 중요한데 문학적으로 접근하는 감수성이 다른 분들보다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B의 농담'은 27~29일 3일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YG,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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