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30 11:48 / 기사수정 2009.03.30 11:48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이병규와 이진영의 대결?'
한때 모든 LG 팬들을 하나로 묶었고 드넓은 잠실의 광야가 울려 퍼지도록 메아리치게 하며 상대팀에 강한 압박을 준 응원이 있었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어떠한 상황에도 관계없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으며 잠실 내야 1루의 모든 관중을 기립시켜 하나로 만들었던 그 응원.
바로 LG의 간판타자로 맹활약했던 '적토마' 이병규의 응원이었다. 'LG의 이병규~ LG의 이병규~ LG의 이병규~ 안타 안타 안타 안타 이병규!'
총 1164경기에 출전하여 통산타율 3할1푼2리 123홈런 134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병규. 1997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3할 타율을 올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신인왕을 수상했고, 1999년엔 30홈런 31도루로 30-30클럽을 이루어냈으며, 2005년에는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4차례의 안타 왕과 6차례의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일궈내며 LG에 있어서 보배와 같은 존재였다.
그런 그가 일본의 주니치로 옮기고 그의 응원가는 잠시 주인을 잃은 채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되었다.
요즘 LG 트윈스 공식홈페이지의 팬들의 커뮤니티인 쌍둥이마당에서는 이 응원으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화제이다.
바로 이 응원을 FA 자격을 얻어 LG로 둥지를 새로 튼 이진영의 타석 때 울리게 된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새롭게 팬들에게 다가가는 LG라는 컨셉에 맞게 기존의 남성훈 응원단장에서 새롭게 부임한 강병욱 응원단장으로 바뀌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이병규의 응원가가 이진영에게로 넘어간 것. 당시 이병규의 응원가는 LG의 응원이 주로 앰프를 이용해서 하는 것이 주를 이룬 상태에서 앰프 없이 관중의 생목으로 불렸지만, 이진영 응원가는 앰프를 이용해서 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음이라던가 리듬이 같다.
지금 쌍둥이마당에서는 이 응원가를 두고 한창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절대 대다수는 이병규의 응원을 이진영이 쓴다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두고 있다. 정확한 통계 수치는 없지만, 쌍둥이 마당이 LG의 팬 心을 담은 공식적인 곳이기에 대부분의 팬의 마음은 같을 것으로 본다.
SK를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주축이자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제2회 WBC 준우승의 주역 중 하나인 이진영이 지만 아직 LG에서 보여준 것이 없고, 오랜 기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 'LG의 레전드'나 다름없는 이병규의 응원을 그렇게 쉽게 내줄 수 없다는 것.
물론, 이진영이 이제는 LG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이고 이병규는 이제 주니치에서 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응원을 이진영에게 쓰자는 의견도 소수 있었으나, 역시 아직까지 LG 팬들은 이병규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병규의 응원 또한 본래는 서용빈의 것이었기에 이진영에게도 충분히 양도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경북고-한양대를 졸업한 '리틀 이병규'인 LG의 이병규에게 그 응원을 쓰자는 의견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이병규와 이진영이 쌍둥이 마당을 확인할지는 미지수지만, 정든 고향인 LG를 떠나 타국에서 뛰고 있는 이병규 입장에서는 팬들의 무한 사랑에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다. 팬들이 아직도 자신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을 것이며 몸은 떨어져 있지만 항상 자신의 팬들을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반면, 이진영은 만감이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LG에서는 보여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여태껏 FA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LG이기에 그러한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올 시즌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각성을 하게 할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이진영 타석 때 이병규의 응원이 울려 퍼지긴 했지만, 팬들의 여론에 의해 쉽게 바뀔 수도 있는 부분이다.
과연, LG 응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병규의 응원이 이진영에게 쓰일지, 만약에 쓰인다면 이진영이 '가을 야구'에 굶주려 있는 LG 팬들에게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 주어 이병규의 응원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팬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그것이 궁금하다면 LG의 홈 개막전인 4월 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잠실 홈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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