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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비전] 6강 플레이오프 프리뷰 - 전주 KCC vs 인천 전자랜드

기사입력 2009.03.28 00:00 / 기사수정 2009.03.28 00:00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나란히 '국보급 센터'를 보유한 높이의 팀,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28일 오후 7시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KCC와 전자랜드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펼친다. 하루 앞선 27일부터 펼쳐진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경기에서는 삼성이 LG를 제압하고 1승을 선취한 바 있다.

맞대결을 펼칠 KCC와 전자랜드의 정규시즌 순위는 3위와 6위. 역대 12차례 펼쳐졌던 3위와 6위의 대결에서는 3위가 75%의 확률(9회)로 4강에 진출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KCC가 4승 2패로 전자랜드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양 팀은 전신 시절을 포함해 프로농구 12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이번이 첫 플레이오프 맞대결이지만, 그간 거뒀던 플레이오프 성적에서는 차이가 크다. KCC는 전신인 대전 현대 시절을 포함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전자랜드는 역시 전신 시절을 포함해 플레이오프 통산 7승 18패의 아쉬운 기록만을 남겼다.

▶초미의 관심사, ‘국보급 센터’ 맞대결

이번 KCC와 전자랜드의 맞대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매치업은 바로 두 ‘국보급 센터’, 서장훈과 하승진의 맞대결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한팀에서 같이 뛰던 이들은 지난 12월 19일 서장훈이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되면서부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이후 강병현을 받아들인 KCC는 스피드까지 갖춘 팀으로 변모했고, 여기에 부상 중이던 하승진까지 복귀하면서 더욱 막강해지면서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서장훈을 받아들인 전자랜드 역시 잠시의 부진을 뒤로 하고 후반기에 엄청난 상승세를 타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다.

서장훈은 올 시즌 KCC를 상대로 뛴 3경기에서 평균 17.7득점, 4.7리바운드로 자신의 정규시즌 전체 평균에 비해 못한 기록을 올렸다. 자신보다 15cm는  큰 하승진을 상대로 부담을 느껴서였을까. 파울 역시 4.3개씩을 기록하며 많은 어려움에 시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맞대결이었던 지난 20일에는 27득점에 8리바운드로 만점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비록 팀은 패했어도 자신의 자존심은 살렸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경험이 중요한 단기전 승부의 특성상 무려 49경기의 플레이오프 경험에서 비롯된 서장훈의 노련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무기다.

하승진은 전자랜드를 상대한 6경기에서 평균 12.7득점, 10.2리바운드로 전체 평균에 비해 더 좋은 기록을 남겼다. 전자랜드에 서장훈이 합류한 이후 3경기에서도 역시 11.7득점, 8.3리바운드를 올려 전체 기록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격보다 수비에서 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던 그였지만, 최근에는 골밑에서 득점하는 요령을 조금씩 익힌데다 문제가 됐던 자유투 실력도 날로 향상하고 있어 공격에서도 많은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특히 그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은 상대에게 파울 부담을 안겨주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각각 상대의 엄청난 높이와 노련함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펼칠 그들에게는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두 선수 모두 상대팀의 지나친 견제로 인해 이따금씩 감정 조절에 실패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기에 이 점은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엇갈리는 믿음과 불안…닮은 꼴 외국인선수

KCC의 마이카 브랜드와 칼 미첼, 그리고 전자랜드의 리카르도 포웰과 도날드 리틀. 양 팀의 외국인선수는 비록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한 선수는 확실한 득점력으로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해내지만, 다른 한 선수는 심한 기복을 보이며 종종 패배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브랜드와 포웰은 각각 서로를 상대로 23.2득점, 27.4득점으로 자신의 시즌 평균 득점에 비해 근소하게 좋은 기록을 보여왔다. 두 선수 모두 팀 내에서 가장 큰 공격 비중을 차지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그런데 미첼과 리틀로 초점을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선수 모두 충분한 기량을 갖췄지만, 심한 기복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잘되면 대박, 못되면 쪽박’이었던 셈.

KCC의 미첼은 전자랜드를 상대했을 때 평균 10.7득점의 저조한 기록만을 남겼다. 지난 4차전에서는 22득점을 쏘아 올리며 승리에 앞장섰지만, 그 외 다른 경기에서는 대부분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특히 공격을 시도하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은 가장 큰 아쉬움이다.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상반됐지만 전자랜드의 리틀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KCC를 상대했을 때 평균 9.7득점에 6.7리바운드. 포웰이 부상으로 결장한 첫 맞대결에서 25득점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6.6득점에 불과하다. 그가 수비형 센터임을 감안해도 너무 저조한 기록이다. 볼 키핑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쉬운 찬스를 종종 놓치곤 하는 모습은 리틀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이다.

굳이 이들 두 선수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기복이 심한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승리를 이끄는 ‘엑스 팩터’가 될 수도 있지만, 불안한 모습만을 드러내며 자멸한다면 팀을 망치는 ‘엑스 맨’이 될 수도 있다.

▶높이 싸움이냐, 외곽 싸움이냐

전자랜드 역시 10개 구단 중 손꼽히는 높이를 보유한 팀이지만, KCC에는 미치지 못한다. 양 팀 간의 상대 전적에서는 물론이고,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KCC는 압도적인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과 매치업의 어려움은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KCC만의 강점이다.

전자랜드의 최희암 감독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정규시즌에서 밀렸던 것은 우리의 장점인 외곽을 잘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전자랜드는 정규시즌 3점슛 성공률 39.7%로 2위에 오른 팀이다. 김성철, 정영삼, 정병국 등의 외곽 자원은 물론 센터인 서장훈까지 정교한 외곽포를 뽐내는 선수가 즐비하다.

KCC는 3점슛 성공률이 9위에 머물렀지만,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실점과 가장 효과적인 외곽 수비(상대팀에 허용한 3점슛 성공률 34%, 1위)로 맞선다. 공격에서 역시 어느 팀도 따라올 수 없는 높이의 힘을 적절히 활용할 수만 있다면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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