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연 기자] A씨는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교통 및 음주단속을 하고 있던 교통경찰관 B경위에게 적발되자, 차를 돌려 반대방향으로 도주하려고 시도를 하였다. A씨는 그대로 위 차량을 운전하여 진행하였고, 미처 위 차량을 피하지 못한 B경위가 A씨의 차량 보닛 위에 올라타 엎드린 채 와이퍼를 손으로 붙잡자 B경위를 매단 상태로 약 300m를 진행하다가 정차했다. 이 사건으로 교통경찰관 B경위가 2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고 A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도로교통법위반으로 징역 10월을 선고 받았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단속수치에 못 미치는 0.034%에 불과하였고, 공무원인 B씨가 배상명령 신청한 금액 2백만 원을 전액 지급하여 B씨가 위 배상명령신청을 취소하기에 이르렀지만,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고자 하였던 이 사건 범행의 동기가 좋지 못하였던 점,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었던 점은 양형에 있어 불리한 점으로 고려되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법승 형사전담팀에서 공무집행방해죄 관련 판례를 분석하며 본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다루어 보기로 하였다. 먼저 이승우 형사전문변호사는 “상대방이 직무집행 중인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라고 하며 이때의 직무집행은 적법한 직무집행만을 의미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상 불심검문 시에 신분증 제시 규정이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우리 판례는, 불심검문 시에는 공무원은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검문 당시 현장상황 등을 고려하여 경찰관 복장을 하고 있는 점 등을 보아 피고인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2014도7976).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위법한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S자동차 P공장 점거농성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경찰과 부식 반입 문제를 협의하거나 기자회견장 촬영을 위해 공장 밖으로 나오자, 전투경찰대원들은 ‘고착관리’ 라는 명목으로 위 조합원들을 방패로 에워싸 이동하지 못하게 한 사안에서는, 조합원들이 어떠한 범죄행위를 목전에서 저지르려고 하거나 이들의 행위로 인하여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 등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데도 방패를 든 전투경찰대원들이 위 조합원들을 둘러싸고 이동하지 못하게 가둔 행위는 구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에 근거한 제지 조치라고 볼 수 없고, 노조위원장을 체포함에 있어 체포의 이유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다가 30~40분이 지난 후 피고인 등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체포의 이유 등을 고지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현행범인 체포의 적법한 절차를 준수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며, 위와 같은 위법한 공무집행에 항의하면서 전투경찰대원들의 방패를 손으로 잡아당기거나 전투경찰대원들을 발로 차고 몸으로 밀었다는 피고인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2013도2168).
김낙의 형사전문변호사는 따라서 “공무집행방해죄에서는 이 죄에 해당하는 폭행 또는 협박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가에 관하여서도 요건이 충족되어야 범죄가 성립한다(94도1949).” 라는 판례의 입장을 언급했다. 상대방이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데, 이때의 인식은 확정적인 것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즉 판례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사까지는 필요하지 아니하며 공무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인식하면 족하다고 본다(94도1949).
또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는 업무방해죄에서와 달리 위력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공무집행에 대한 자유의사가 제압, 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까지를 포함하여 모두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무원에게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우리 판례는 부정하는 입장이라는 점도 함께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다시 관련 판결 사건으로 돌아가, 김범원 변호사는 “위 사안에서 A씨는 B경위가 A씨의 차량 보닛 위에 올라타 있는 것을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하였다.” 라고 주장하였다. A씨가 백미러를 쳐다보면서 부랴부랴 도망을 치며 속력을 내어 밟다보니, 후진하는 동안 보닛 위에 사람이 올라타 있는 것을 바로 앞 운전석에서 금세 목격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사실 A씨는 술을 마셔 경황이 없었던 상태에서 경찰관이 차 위에 매달릴 것이라고까지 예상하지는 못하고 도주하였고, B경위가 A씨의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그만 그 위에 매달리게 되자 뒤늦게 이를 발견한 A씨가 300m 가량 차량을 더 진행하다 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씨가 B경위의 음주단속을 피해 도주했다는 점을 인정한 이상, A씨에게 공무집행방해 범의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아울러 법무법인 법승 최요환 변호사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또 다른 범죄로 직무유기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이 있다.” 라고 첨언했다.
직무유기죄는 이른바 부진정부작위범으로서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그 작위의무를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여기서 그 직무를 유기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법령, 내규 등에 의한 추상적인 충근의무를 태만히하는 일체의 경우를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여기서의 의무는 법률상 의무에 국한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므로 공무원의 공무 집행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 휘말렸을 시 형사전문변호사와 적극 상담하여 혐의를 벗어나거나 혹은 선처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법인 법승 형사전담팀의 의견이다.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