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6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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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한국 야구의 '지성 팍'이 되어라

기사입력 2009.03.26 01:06 / 기사수정 2009.03.26 01:06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장장 19일간 한반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2009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이 일본의 2연패로 끝을 맺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한국 야구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알렸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순위는 6위권 정도였고 이마저도 아슬아슬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빅리거가 대거 포함된 야구 강국들을 차례차례 물리치며 '기어이' 결승전까지 진출하고야 말았다.

흡사 세계 축구계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세계 4강의 위업을 달성했을 때의 놀라움이며 감동이었다. 당시에도 어느 누구 하나 한국이 4강에 진출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감독도, 선수들도, 팬들마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 축구계의 강자들을 차례차례 꺾고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났을 때, 한국 선수들은 대거 빅리그 진출이 기대됐지만, 막상 빅리그에서 러브콜을 받은 선수들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이 네덜란드리그, 벨기에 리그 등의 팀에 입단했다. 그곳에서 인정을 받아 빅리그로 진출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빅리그에서 꾸준히 뛰며 인정받고 있는 선수는 박지성 혼자다. 그리고 '한국 선수' 박지성의 능력이 인정을 받음으로써 김두현, 조원희 등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야구를 축구에 빗댄다는 것이 '어불성설'일 수도 있지만 어느 프로 스포츠에나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는 있다. 예전의 차범근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에서 인정받은 축구선수라면, 박찬호가 한국 야구의 차범근이라 할 수 있다. 차범근과 박찬호는 아무도 한국을 모를 때 세계무대에 진출하며 한국축구, 한국야구의 존재를 알렸다. 그렇다면, 이제는 야구계의 박지성이 필요한 때다.

그 역할은 김태균이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은 이번 WBC를 통해 빅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 현지 중계팀은 한국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를 중계하던 도중 김태균의 타격 장면을 특별히 다루며 "타격 때 엄지발가락으로 타이밍을 맞춘다. 타격자세가 너무 깨끗하고, 파워까지 갖췄다"라고 그의 타격능력을 극찬했다.

또한, WBC 결승전을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경기 내내 카메라는 수시로 김태균의 얼굴을 잡았다. 이는 그만큼 김태균이 빅리그로부터 주목받고 있다는 증거다. 초대 WBC 4강과 베이징 올림픽 우승에도 불구하고 일본, 쿠바 등에 비해 야구 변방국으로 취급받던 한국은 이번 WBC를 통해 드디어 세계 야구계의 주류들로부터 인정받은 듯하다.

앞으로 빅리그는 한국을 주시할 것이다. 그리고 빅리그 진출의 첫 테이프는 아마도 김태균이 끊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할뿐더러 부상 없이 시즌을 끝마쳐야 할 것이다.

지금의 김태균이라면 충분히 빅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 그가 축구에서 박지성이 그랬듯 빅리그에 잘 적응해 나가며 자신의 진가를 꾸준히 발휘해 준다면 빅리그도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고, 후배들의 빅리그 진출은 더 쉬워 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메이저리그 스타디움에 울려 퍼질 '태균 킴'을 기대해본다.

[사진 = 김태균 (C) MLB/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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