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10년 넘게 장수해 온 '1박 2일', 현재 방송 중인 시즌3가 시작된 지도 벌서 5년이다. 유일용 PD는 장수의 비결로 '멤버들의 케미'를 꼽는다.
"'1박 2일'은 여섯 멤버 중에서 누구 한 명의 캐릭터가 강해서 프로그램을 이끈다기보다는 개성있는 여섯 명이 조화를 이루어 재미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멤버들이 모였을 때 시너지가 크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그 시너지를 우리가 잘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 멤버들에게 고마운건 어떤 기획을 하고 어떤 여행을 하던 제작진이 예상한 거 이상으로 잘 이끌어준다."
유일용 PD가 보는 '1박 2일'은 하나의 가족이다. 멤버들 한 명, 한 명을 아빠, 엄마, 그리고 아들들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아빠 김준호와 엄마 차태현이 팀 화합의 중심이라 설명했다.
"'1박 2일'을 한 집안이라 치면 엄마인 차태현과 아빠인 김준호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차태현은 정신적 지주처럼 모든 멤버를 아우른다. 그리고 팀 분위기는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준호가 힘없고 허당같은 아빠라 아들들이 편하게 놀 수 있다. 다른 멤버들은 다 아들 같은 존재다. 그중 데프콘은 큰 아들같다. 근심돼지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의욕 있게 임한다."
가족처럼 합이 좋은 '1박 2일' 멤버들이지만 사실 막내 윤시윤의 캐릭터는 재미없다는 이유로 비판받기도 한다. 유일용 PD는 한 없이 긍정적인 윤동구(유 PD는 윤시윤을 처음부터 끝까지 윤동구라 불렀다)가 '1박 2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캐릭터라 말했다.
"종민 씨는 '1박 2일'의 시조다. 어쩌면 제작진보다 더 제작진 같다. 우리 제작진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준다. 준영 씨는 정말 예상할 수 없는 캐릭터다. 어떤 상황을 던져 줄 때 이걸 어떻게 풀어갈지 정확히 예상을 못하겠다. 동구는 긍정 에너지가 넘친다. 힘든 미션을 줘도 긍정적으로 해준다. 사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힘든 미션 앞에서 모두가 싫어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한도 끝도 없이 싫어하면 이야기가 진행이 안 된다. 한 명이라도 힘들지만 해 줄 수 있는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힘들게 벌칙을 받는 사람과 대비되는 그림으로도 더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 6명이 모일 때 가장 큰 시너지가 나온다."
그래서일까 '1박 2일'과 관련된 기사 댓글을 보면 여섯 멤버를 떨어뜨리지 말라는 이야기가 꼭 나온다. 가끔 미션 때문에 셋씩 두 팀으로 나뉘는 경우가 있는데 그보다 여섯이 함께 움직일 때가 더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팀을 나누는 건 우리의 욕심 때문이다.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데 여섯명이 계속 가면 한계가 있다. 2번 국도 여행을 할 때도 다양한 지역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1박 2일밖에 허락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팀을 나눴다. 사실 우리나라의 웬만한 곳은 가봐서 신선한 경치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경치를 찾아내는 게 우리의 임무고 시청자들이 거기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간 여행지가 방송 날 실시간 검색어 1위일 때 가장 기분이 좋다."
'1박 2일'은 프로그램 특성 상 팀을 나누어 게임을 해 복과 불복을 나눈다. 걸려있는 벌칙과 상품에 따라 경쟁이 과열되기도 한다. 여섯 멤버 간 신경전은 없었을까.
"신경전은 한 번도 없었다. 서로 놀리는 재미가 있다. 누가 당하면 안타까워하는 건 아주 잠시고, 놀려서 다시 웃음을 만든다. 그게 서로의 캐릭터를 살려주기도 한다. 김준호가 잘 삐친다고 하지만, 이 형도 '왜 나만 당하는 거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올해 김준호가 너무 많이 당하다 보니 시청자분들도 걱정을 하시는데, 사실 이 형은 TV에 많이 나오고 싶다고 늘 이야기하는 분이라 본인 분량을 확실히 챙긴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잠깐의 삐침 정도는 있을 수 있지만 다들 즐기면서 여행을 하는 것 같다."
이처럼 올해 김준호는 유독 운이 안 좋았다. 그래서인지 '1박 2일'의 큰 웃음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1박 2일' 팀이 작정하고 김준호를 대상으로 밀어주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밀어주는 건 아니다. 신기하게 김준호가 계속 당하게 되고, 그게 웃겨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멤버들도 자연스럽게 '김준호 대상 가자'라고 이야기한다.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1박 2일' 멤버 중 누가 타도 좋다. 하지만 대상은 항상 4분기에 잘해야 한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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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