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김소현이 18학번 새내기가 됐다. '라디오 로맨스' 촬영 관계로 대학 출석을 잠시 미뤄뒀던 그는 4월부터 본격적인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수업은 다음주 월요일(2일)부터 들어요. 18학번 동기들이 시작이라서 연극을 만들었는데, 참녀는 못하고 보러만 갔어요. 저는 이제 시작이죠. 오늘(3월 30일)도 워크샵 때문에 학교에 가봐야해요."
본격적인 학기를 시작하기 전 김소현은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고 말했다. 과제와 시험때문에 설렘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고.
김소현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동기들에게 김소현은 또 다른 설렘이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김소현의 등장에 다들 신기해하며 그를 반겼다는 후문이다.
"다들 신기해하기는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친근하게 맞아주셨어요. 동기들이 언니, 오빠들이 많아요. 스무살은 저 포함해서 딱 세 명이에요. 다들 좋은 분들 같아서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람을 사귈 때 좀 신중한 편이라 약간은 거리를 두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도 한번 친해지면 마음 깊이 친해지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김소현이 바라는 캠퍼스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보통의 스무살이 CC에 대한 기대, 동아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첫 출석날을 기다리는 것과 달리 김소현은 아무런 로망이 없다고 말했다.
"CC는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첫 연애를 CC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고 '싸우자 귀신아'를 하고 나서는 동아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동아리도 벅찰 것 같아요. 현실에 치이니까 제 몸을 챙기느라 바쁠 것 같아요. 아직은 대학생활을 잘 모르니까 뭐든 경험해보는게 목표에요. 특히 다같이 모여서하는 거요. 팀플같은. 하하. 소문이 무성한 팀플 지옥을 경험해보고싶네요."
그러고보니 첫 연애라고 했다. 주변 남자들이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직 없단다. 김소현도 "왜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정말 없었어요.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왜 없을까요? 앞으로 자연스럽게 생기면 생길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약간 남자애들을 어려워했고, 두루 친하게 지내진 못했어요. 잘 대해줬지만 조금은 연예인을 보는 시선이 느껴졌었죠. 또 모임을 나가는 것도 아니고 바깥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안 생겼나봐요."
첫 연애로 CC는 싫다는 김소현은 자신이 바라는 첫 연애에 대해 "순수하고, 밝고, 재미있는 연애를 하고 싶다"로 덧붙여 설명했다.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풋풋하고 예쁜 연애를 해봤잖아요. 이런 걸 연기하면서 이런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CC도 풋풋하고 예쁘게 사귈 수 있지 않나) CC는 안된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구요. 당연히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딱히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또 모르죠 학교에 가보면."
실제로 김소현이 '라디오로맨스'에서 좋아하는 스타일은 지수호보다는 이강이라고. 남자를 떠나서 이강처럼 조언해주는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남자를 떠나서 이강같은 멘토가 옆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많은 멘토 선배님들이 있죠. 특히 어렸을 때 어머니로 만난 이일화 선배님은 저를 많이 챙겨주셨어요. 연기를 못해서 많이 혼날 때였는데, 그때도 잘 알려주시고 대본도 잘 맞춰주셨죠. 또 '해를 품은 달' 때 김응수 선생님은 저한테 진짜 많은 영향을 주셨어요.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죠. 그때 선생님이 해주신 '배우려는 걸 그만두고 싶을 때 배우를 그만둬야한다'는 말은 제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말이예요."
그런 김소현도 어느덧 10년 차 선배가 됐다. 후배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제 앞가림이나 잘해야죠"라며 손사레를 치던 김소현은 선배에게 들은 말을 그대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배님들이 해주신 말 중에 '작품 많이 하지마'라는 말을 요즘에야 공감해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나는 연기하는게 좋은데 왜 그래야하지?'라고 생각을 했었죠. 이제서야 느끼는 건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은 꼭 경험해야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말을 어린 친구들한테 하고 싶어요."
김소현은 '그 나이'에 못해서 혹은 안해서 후회하는 일이 있을까? 앞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간 그다. 혹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 것일까.
"고등학교에 대한 미련은 별로 없어요. 중학생 때 세 명의 친구를 사겼고, 지금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고 있어요. 너무 좋은 친구들이죠. 그래서 고등학교에 가서 친구를 사귀어야했다 이런 생각은 없어요. 오히려 이 일을 아예 시작도 안했을까라는 생각은 한 적이 있어요. 평범하게 놀고, 공부하고 그랬으면 지금과 어떻게 다를까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도 제 선택에 대해서 후회는 없어요."
바쁘게 달려온 10년이었다. 김소현의 필모그래피는 다양한 캐릭터로 채워져있다. 평범한 생활을 포기한 대신 더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10살 소녀가 20살 숙녀가 되기까지 정말 많인 일이 있었다.
"알찬 10년 이었죠. 진짜 많은 걸 했고, 열심히 살았죠. 되게 바빴는데. 그만큼 많이 얻고 배웠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많이 한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아요.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10년도 그만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소현에게 원하는 20대의 모습을 물어봤다.
"많이 배우고 많이 즐기고 좀 자유로운 20대가 되길 바라요. 내적으로, 외적으로 성숙해져서 30대를 멋있게 맞이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20대를 더 부지런히 해야할 것 같아요. 일단은 좀 쉬면서 학교 생활도 하고, 천천히 재정비를 할 예정이에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알찬 10대를 보내 온 김소현. 20대의 출발선에 서 있는 김소현의 앞으로의 10년은 또 어떨까 기대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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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