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종영 소감부터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 보람과 뿌듯함, 향후 거취 등 다양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김태호 PD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시즌 마감과 관련해 취재진과 만났다.
김태호 PD는 "13년이 가늠이 안 된다. 학창시절을 합친 것보다 긴 시간이더라. 엄청난 시간을 '무한도전'에 몸 담고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그때 그 판단을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전날인 29일 멤버들은 스튜디오에서 MBC 스타의 거리에 새겨질 핸드프린팅 행사를 포함한 마지막 촬영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스태프가 상암동의 한 식당에 모여 종방을 기념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 PD는 "지지난주에 조세호 따라 절에 다녀와서 그런지 담담하게 이별을 봤다. 나는 안 울었는데 멤버들도 눈물을 흘렸다. 멤버들은 특히 목요일에 MBC를 출근이 버릇처럼, 습관처럼 돼 있을 거다. 다음주에 MBC 주위를 돌다 마주치지 말자라는 얘기도 나왔고 정기적으로 등산 갈까 하는 얘기도 했다.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고 서서히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태호 PD는 시즌을 마감한 뒤 휴식을 취한다. 가을 이후 ‘무한도전’ 새 시즌 또는 새 기획으로 돌아온다고 밝힌 바 있다. '무한도전' 후속으로는 최행호 PD가 준비한 음악 퀴즈 쇼가 전파를 탄다.
이와 관련, "새 프로가 나올지 확실하지 않아서 그 시간을 갖고 싶다. 스스로 틀을 벗기고 싶다. 그래서 '무도'다, 아니다라는 얘기 없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최행호 PD와 통화를 여러번 했지만 응원해주는 방법 밖에 없다. 다들 관심이 많아 부담도 많을 것 같다. '무한도전'을 하면서 13년간 우리 시간대의 시청자 층, 시청자 행태의 변화를 많이 겪어왔다. 이런 부분을 얘기했다. 새 프로그램이 정해진 뒤에는 직접적으로 얘기해줄 건 없고 열심히 해라, 언제든지 도움되겠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PD는 "자신있게 돌아온다고 하면 좋겠지만 이미 이 논의를 한 건 오래 전부터인데 타이밍을 놓쳐서 끊게 돼 아쉬운 생각이 든다. 시즌이다, 아니다도 사실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머릿속에 어떤 구상이 없는 상황이라 시즌제를 하겠다 안 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또 숙제가 된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가 손해를 감안하고 이 시간을 할애해 준 거여서 값진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와 팬들에게 약속할 수 있는 건 대중적일지는 모르나 색깔이 분명한 것들로 인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멤버들도 나도 돌아오면 좋지만, 그러려면 소위 보여드릴 수 있는 총알이 많이 준비돼야 한다. 멤버들과 고민도 많이 해야 한다. 멤버들의 세계관이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김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을 때는 어떻게 남자 6명의 리얼버라이어티가 사랑받을까 생각했다. 이후 리얼 버라이어티가 사랑 받을 때 리얼이라는 바다에서 어떻게 헤쳐나갈까 고민도 했다. 최근에는 눈에 띄게 재밌는 프로그램보다는 빈틈을 찾는 게 많은 것 같다. 주위를 환기할 만한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는 어제 저녁(종방연)에도 얘기했다. 이에 답을 찾으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가을에 돌아온다고 약속했다가 실망할 수 있어 자신있게 말을 못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까지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그는 "유재석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못했을 거다. 대화를 많이 한 게 유재석이고 '자신있게 해보자 안 되면 말고'의 공감대를 많이 해준게 유재석이다. 나도 걱정이지만 유재석이 다음주 목요일부터 공허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무한도전'이 13년간 올 거로 생각 못했지만 박명수가 끝까지 할 거란 생각도 전혀 못했다. 본인의 색깔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와줘 감사하다. 기복이 심한 분이라 그걸 활용해 더 큰 웃음을 터뜨렸어야 하는데 가끔씩 우리 일이 많아 놓고 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준하는 마음이 섬세하다. 작은 것에도 상당히 슬퍼하고 눈물도 많은 캐릭터다. 정형돈은 종방연 때 인사했는데 아직도 그가 가진 아픔에 대해 좀 더 일찍 챙길 걸 하는 생각이 든다.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PD는 "어제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얘기하며 손을 잡았다. 하하는 보이지 않는 미드필더의 역할이었다. 공을 배급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유재석과 했다. 제작진으로서 고맙고 아쉽다. 노홍철은 나름 큰 공을 세웠다. 여전히 '무한도전'에 대한 사랑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양세형은 마음 아픈 멤버 중 한 명이다. 처음부터 너무 잘해서 우리의 필요에 의해 초대한 인물인데 미안하다. 그래도 지난 2년간 덕분에 든든히 했다. 조세호는 2009년 박장군의 기습공격 때로 인연이 거슬러 올라온다. 두드러지게 잘한다는 느낌은 못 들었지만 젊은 피가 들어오면 어떨까 생각했다. 군입대 전에도 초대했고 돌아와서 스친소, 윷놀이 특집 등에 끝없이 인연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면서 "작년에 노홍철을 다시 돌아오게 할까 고민했는데 여름 쯤 힘든 걸 서로 확인했다. 그래서 바로 조세호를 생각했다. 가을에 파업을 하면서 11월 이후로 늦춰진 상황이다. 조세호가 지난 10년을 '무한도전'에 들어오기 위한 마음으로 살았다고 하더라. 짧은 여행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무한도전'은 31일 종영한다. 김 PD는 "기존 멤버 6명과 회차별로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때는 이랬고 저랬고 훑는다.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특집들도 담긴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은 '무한도전'과 30대 이후의 삶을 함께 했다. 인생이 묻어있는 특집이 많다. 그런 것에 대한 소회를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비하인드를 토대로 인터뷰 위주로 담아냈다. 지난해 스페셜 방송을 많이 해서 어떤게 좋을까 고민했는데 6명이 다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 얘기하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아 인터뷰 위주로 담았다"고 귀띔했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 2005년 10월 ‘무리한 도전’을 거쳐 2006년 5월부터 ‘무한도전’이란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태호 PD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13년간 '무한도전'을 이끌어왔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