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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야구 본능' 이용규, '일본전에서도 부탁해'

기사입력 2009.03.17 13:00 / 기사수정 2009.03.17 13:00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서서히 깨어나는 한국의 발야구, 그 중심에 이용규가 있다.

16일 멕시코전에서 한국은 빅볼과 스몰볼의 교본을 동시에 선보이며 청신호를 켰다. 1라운드부터 이어진 '한방'은 여전했고, 잠잠하던 ‘발야구 본능’ 이 드디어 깨어났다. 그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7번 타자 이용규가 이끌었다.

1라운드부터 이종욱과 정근우가 테이블 세터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종욱이 16타수 3안타, 정근우가 14타수 4안타로 출루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승승장구 속에서도 '발야구 실종' 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발야구의 부활은 2라운드가 되자 서막을 알렸다. 지난 6일 대만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이진영의 장타력 대신 선택한 이용규의 빠른 발이 빛난 것이다. 우익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용규는 이날 경기에서 2타수 2안타에 희생번트와 희생 뜬공을 하나씩 기록했다.

2회말 한국이 1-2로 추격을 시작할 무렵, 이용규가 등장했다. 멕시코 선발 올리버 페레즈의 한복판 직구를 밀어쳐 좌전안타로 연결한 이용규는 1루에서 페레즈를 괴롭혔다. 페레즈는 박경완 타석에서 이용규에게 신경이 쓰이는 듯 견제구를 6개나 던졌다.

박경완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박기혁 타석에서 이용규는 6구째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것을 보고 2루로 향했다. 당황한 포수 로드 바라하스는 이용규를 잡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박기혁의 2루수 땅볼 때 나온 1루 송구실책을 틈타 이용규는 홈을 밟았다. 재치있는 도루가 없었다면 얻을 수 없는 점수였다.

이용규의 발로 경기의 전환점을 맞은 한국은 이후 경기의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그 가운데서 이용규는 4회말 중전안타, 6회말 보내기번트, 7회말 1타점 희생뜬공을 기록했다. 스몰볼을 이끈 7번 타자의 활약이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용규는 한국의 테이블세터로 나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종욱이 부진할 때는 1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8일 벌어질 일본과 세 번째 맞대결.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이용규가 전진 배치되어 발야구를 이끌어야 한다. 올림픽에서 빛난 이용규의 발을 믿어보자.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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