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20년 차요? 그냥 '마더'로 갓 데뷔한 신인배우라고 해주세요."
tvN 드라마 '마더'에서 수진(이보영 분)의 동생이자 열혈 엄마 이진 역을 맡은 전혜진은 '데뷔 20년'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전혜진은 "세월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아직도 연기가 어렵고, 동시에 여전히 즐겁고 매 작품이 신선하다. 20년이라고 하면 관록 있는 배우, 연기 장인이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여전히 긴장되고 동시에 매 순간이 소중하다. 후회 없는 연기를 하지 않으면 그다음에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11살이던 1998년 MBC 베스트극장 '내짝꿍 박순정'으로 데뷔한 전혜진은 다음 해 드라마 '은실이'로 스타 아역배우가 됐다. 이후 '네 멋대로 해라', '똑바로 살아라', '백만송이 장미', '일단 뛰어', '가문의 영광' 등 꾸준히 활동했다. 2010년 '그대 웃어요'를 통해 만난 배우 이천희와 2011년 결혼하고 같은 해 딸을 낳았다. 이후 극 중 이진처럼 가정에 충실했다.
"오랜만에 연기를 하며 가정생활에 충실할 때와는 다른 행복감을 느껴요. 남편도 그걸 알고 제 연기를 응원해주고,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또 언제 하느냐고 물어보고요. 제가 행복해 보여서 좋대요."
약 8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전혜진은 세월이 흐른 만큼 더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마더'는 여자이자 딸들, 그리고 엄마들의 이야기였다. 이진도 수진을 방해하는 얄미운 역할에 한정될 수 있었지만, 정서경 작가의 대본과 전혜진의 폭넓은 감정 표현이 만나 이진만의 서사가 완성됐다.
"이진이를 연기하면서 언니(이보영)에게 못되게 얘기하는 것도 언니가 싫어서가 아니라 엄마(이혜영)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본인도 아이의 엄마이지만, 딸의 입장에 더 초점을 둔 거예요. 이진은 수진에게 가진 자격지심을 엄마의 친딸이라는 것으로 채워왔기 때문에, 친딸이 아닌 걸 알았을 때 그저 놀랍고 두렵다는 단순한 감정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면을 많이 고민했어요."
'마더'는 혜나/윤복을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전혜진은 "연기자가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 본다"며 "아동학대는 실제로 일어나는 있는 일이고 또 다른 윤복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지금 필요했던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작품에 참여한다는 게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다는 전혜진은 "앞으로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하고 싶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연기에 갈증이 있었다. 3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40대가 달라질 것 같다. '마더'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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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