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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리턴' 봉태규 "10년 만의 악역…좋은 반응 그저 꿈같아"

기사입력 2018.03.25 12:5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영화 '바람난 가족'의 유부녀와 바람을 피던 고등학생이 시트콤 '논스톱'의 봉태규로 인지도를 얻었다. 진지한 역할은 안 어울릴 거라는 주변의 평가에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 최강수로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주연을 못할 거라는 편견을 깨고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를 성공시켰다. 원톱 주연은 안된다는 한계를 넘어 '방과 후 옥상'까지 연이어 히트 시킨 그는 무던히 바쁜 20대를 보냈다.

그러던 봉태규의 활동이 뜸해졌다. 사실 이후로도 팟캐스트 등으로 그는 열심히 살았지만 대중은 봉태규의 활동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봉태규는 2018년 SBS 수목드라마 '리턴'의 김학범 역을 맡으며 누구보다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번엔 '봉태규는 악역은 못할거야'라는 시선을 과감히 무너뜨렸다.

"'리턴'의 주동민 감독님이 내게 은인이다. 예전부터 악역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역할 제의가 안들어왔었다. 재미있는 캐릭터만 하던 내게 악역을 제의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그 모습을 먼저 봐주시고 해주셨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특히 주동민 감독은 현장에서 단역 배우들까지 존중하는 태도로 봉태규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그가 김학범으로 인생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공도 모두 주동민 감독에게 돌렸다.

"감독님은 배우가 현장에서 자신의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해주시는 분이다. 나 뿐만 아니라 특별출연이었던 한은정씨, 윤주희씨, 이미소씨도 다들 적은 분량에서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갔다. 심지어 내 조교 역할로 나오는 분도 한 회만 나오는 역할인데도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학범이를 만들어갈 때도 감독님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대본을 읽고, 의견을 많이 제시해주셨다."

이처럼 작가의 글, 감독의 연출, 봉태규의 연기가 어우러져 '김학범'이라는 희대의 악역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쨌든 봉태규에게도 김학범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이번 도전의 성과를 어떻게 기억할까.

"처음에는 안 어울린다고 욕을 먹을까봐 걱정했다. 지금 함께 일하는 대표랑 햇수로 10년 째 일하고 있다. 약 10년 동안 잘 안풀리면서, 이 친구한테는 꼭 잘됐다는 확인을 받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 친구는 객관적으로든 주관적으로든 확실한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다. 학범이를 하면서 친구한테 전화해 '나 잘 된 것 같아?'라고 물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라고 답하더라. 그 말을 듣고 울었다. 같이 지내온 10년이 생각나더라."

하지만 '리턴'이 마냥 좋은 이야기만 들은 작품은 아니다. 특히 드라마 중간 주연배우 교체를 겪으며 많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선배급이던 봉태규는 이 위기의 순간에 '동요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하나의 작품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열과 성의를 다한다. 그 모두를 위해서 무사히 드라마가 마무리되기만을 바랐다. 배우 생활을 18년 정도 하다보니 이해심이 커졌다. 어느 쪽 생각도 이해할 수 있겠더라. 그런 걸 떠나서 이젠 내가 현장에서 어느정도 선배급이기 때문에 동요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동요하면 다른 후배들도 같이 흔들리게 된다."

새로운 최자혜로 박진희가 왔을 때도 솔선수범해서 챙겼던게 봉태규다. 바로 자신의 아내 하시시박과 박진희의 임신 개월 수가 비슷했기 때문.

"새로 오신 선배님의 부담이 클 거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임신을 하셨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계속 선배님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우리 아내는 둘째를 가지면서 더 힘들어 하더라. 아내랑 개월 수도 차이가 많이 안나서 더 신경이 쓰였다. 너무나 다행인건 촬영 현장이 힘들고, 최자혜의 감정폭이 큼에도 불구하고 박진희 선배님이 저희를 더 배려해주시고, 챙겨주셨다는 것이다."

또 드라마는 초반 선정적인 단어 사용과 폭력성으로 너무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대본을 보고 '이거 너무 심한거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작품에 대한건 오로지 글을 쓰는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방송국에서 결정하는 일이다. 이 작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는 '리턴'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나온 그 상황 자체가 좋다. 그만큼 많은 분이 봐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그는 현재 '리턴'으로 받고 있는 관심을 "꿈같다"고 말했다. 한차례 배우로서 전성기를 겪어본 적이 있는 봉태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인기가 실감이 안난다는 것.

"사실 지금 나에게 뭔들 좋지 않겠나. 이 이후로 계속 작품이 잘된다면 무뎌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거 꿈인거 아니야?라고 늘 생각 할 정도다. 인터뷰하기 전날 쫑파티를 하면서 스태프들과 오래 있다가 잠도 잘 못자고 왔다. 아침에 메이크업을 할 때 비몽사몽한 상태였다. 근데 그때 문득 무서워지더라. '사실 이거 꿈이면 어떡하지. 실제로는 내가 '리턴'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마냥 꿈같다. 어떤 말을 듣든 다 좋은 상황이다."

배우 봉태규의 변신은 계속된다. 코믹한 이미지를 넘어 악역까지 가능한 배우임을 증명했다. 이제 그는 '평범하고 섬세한 모습을 보여줘야할 때'라고 자신의 현재를 정의했다.

"'가족의 탄생'이랑 '바람난 가족'에서 보여준 적 있지만, 평범하고 섬세한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타이밍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 '리턴'의 학범이를 만나기까지도 10년이 걸렸다. 또 때가 오면 좋은 작품이, 역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자리에 잘 서 있으면 될 것 같다.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조급해지면 시야가 흐려져서 좋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된다. 또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iMe 코리아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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