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문소리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 속에서 유명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여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행사 및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센터장을 맡은 임순례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어진 토론회에는 배우 문소리와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부소장, 남순아 감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 등도 함께 했다.
이날 1부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소개 및 활동 계획 발표를, 2부에는 지난해 현장영화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로 진행됐다.
현장에 참석한 문소리는 "미투운동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제 주변의 많은 선후배, 동료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같이 일하는 이들을 걱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제 영화 인생을 종적으로도 되돌이켜 보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였거나 암묵적 동조자였거나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었음을 영화인 전체가 사실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정의 올바름에 조금 더 힘을 쓰고 다같이 노력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할리우드와 달리 왜 한국에서는 배우들이 전면에서 미투 운동에 나서지 않는 것이냐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에 문소리는 "유명인들의 폭로가 미투운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제 생각에는, 피해자가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폭로가 있었지만, 그것을 넘어 우리가 다같이 할 수 있는 무엇이 생겼다는 것이 중요하고 반가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폭로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고민을 넘어서 우리가 다같이 이 한국영화계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이냐, 그것을 남성 영화인 포함 여성영화인들이 모두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이 한국 영화 성평등센터 든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과제가 주어진 것 자체가,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같아서 그 점에 있어 굉장히 많은 유명 배우들도 반갑고 다행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재명 대표도 여기에 대해 "한국사회의 권력 조직 또 위계 질서의 문화의 특수성이 더 심화돼있어서 그런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밝혔다.
또 "제가 알기론 미투운동이 할리우드에서 비롯됐다고 들었는데, 사실 해시태그 운동을 통한 것은 2016년부터 페미니즘 진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게 사회적으로 폭발한 것은 서지현 검사의 뉴스 프로그램 출연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문화계 내에서의 권력 관계 위계질서, 여성 영화인의 위치의 열악함같은 것들이 다른 선진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서 열악하기 때문에 폭로하지 못하고 있는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만큼의 트라우마나 상처같은 것들이 만만치 않아서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제가 배우는 아니지만, 관계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결과에 따르면 영화계에 종사자의 46.1%가 성폭력과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비율은 여성 61.5%, 남성 17.2%로 여성의 피해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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