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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박재민 "스노보드 해설, 시청자의 큰 관심상이라고 표현하고파"

기사입력 2018.03.10 11:00 / 기사수정 2018.03.10 09:12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인턴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큰 성공을 거두며 마무리 됐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는 컬링, 스켈레톤, 스노보드 등 평소 대중의 관심이 부족한 종목이 조명을 받으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 중 스노보드 인기에는 KBS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배우 박재민의 공을 빼놓을수 없다. 서울시 스노보드 선수로도 활약했고 F.I.S 국제스노보드연맹 국제심판 자격증을 가진 박재민은 평창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전종목 해설을 맡아 맹활약했다. 

박재민은 정확한 발음과 목소리, 풍부한 배경지식과 함께 유머를 곁들인 해설로 스노보드를 처음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로 시선을 모았다.

박재민은 최근 진행된 엑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2월부터 계속 평창에 있어서 인기를 아직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바쁘긴 한데 행복하다"며 "패럴림픽이 있어서 다시 평창에 가야 하기 때문에, 제게는 아직 올림픽이 안 끝났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박재민의 해설이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고, 또 실수에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박재민은 이에 대해 "의도된 것은 아니다. 그게 평소에 제가 스포츠를 대하는 자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이 때의 경험으로 인해 나라나 인종 때문에 차별을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스포츠는 승패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우리 선수들과 똑같은 가치의 피,땀, 눈물에 차별을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사심이 가능하고 편파해설이 가능한 유일한 방송이 국가대표 대항전인데, 그걸 깨보고 싶었다. 모든 선수들을 응원해주고 대신 우리선수들은 더 응원해주자는 생각이었다."


박재민은 이렇게 모든 선수들을 아우르는 해설 뿐만 아니라 풍부한 배경지식을 곁들인 해설로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이 좀 더 선수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풍부한 배경지식과 정보의 비결로 박재민은 SNS를 꼽았다.

"모든 선수들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다봤다. 시청자들은 경기의 승패도 관심있어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진다. 해설을 준비하는데 성적이나 기록은 네다섯줄 밖에 적지 않고 A4용지 한 장을 그 선수의 SNS 이야기로 채웠다. 예를들어 마크 맥모리스라는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가 작년 4월에 스노보드를 타다가 나무에 부딪히는 부상으로 의식불명상태까지 이르렀다. 선수 커리어가 끝난다는 말도 있었는데 다시 돌아와서 동메달을 땄다. 이런 스토리와 함께 '여러분도 한계를 극복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SNS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한 박재민이지만, 또 올림픽 기간동안 SNS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 중 한 명이 박재민이다. 평소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잘 올리지 않는다는 박재민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팔로워 숫자도 늘고 팬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민은 이러한 대중의 관심을 '상'이라고 표현했다. 박재민은 "댓글도 다 읽고 대응할 부분은 대응도 하고 있다. 이번에 팬들이 달아준 댓글들 하나하나가 다 상이다. 악플도 상이다"며 "많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모든 선수들을 응원한 박재민이지만 스노보드의 이상호가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딸 때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춤까지 추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평소 이상호와 친분이 있다는 박재민은 이상호가 은메달을 딴 뒤 그를 만났다고 전했다.

"올림픽이 끝나고 대회 심판을 보는데 이상호 선수도 스키협회 초청으로 손님으로 왔다. 저한테 인사를 하고 '형 한번 만져보셔야죠'라며 은메달을 꺼내주는데, 올림픽 은메달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쏟아부었던 땀이 모여서 만든 무게감이 상당히 묵직하다고 느꼈다."

어떤 선수가 어떤 연기를 펼치지 모르는 스노보드 경기의 특성상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박재민은 "대본이 없는 3~4시간의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연기로 치면 즉흥연기인데 가장 중요한 건 본인 평소의 언어 습관이 튀어나오는 것이다"며 "혹시나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내 언어 습관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제 얘기를 안하려고 했던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선수들의 이야기, 선수들이 현재 연기를 펼치고 있는 종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전달이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노보드 선수에서 심판, 해설까지 모든 것을 경험한 박재민이 느낀 세 직업의 차이점에 대해 박재민은 배우답게 연기에 비유했다.

"드라마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과 카메라 뒤에 서는 사람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선수는 카메라 앞에서는 배우다. 굉장히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또 해설자는 카메라 뒤에서 연출을 하고 선수를 더 돋보이게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심판은 전체적인 연기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평가받을 수 있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평창올림픽에서 해설위원뿐만 아니라 SPP(스포츠 프리젠테이션) 팀장으로 활약 했던 박재민은 오는 9일 개최되는 평창 패럴림픽에서도 SPP 팀장을 맡았다. 

"평창올림픽 당시 오전부터 이른 오후까지는 중계를 하고 끝나고는 SPP 사전 MC역할을 했다. 조직위원회에 스키 국가대표 출신 후배가 있는데 제가 해오던 일련의 활동을 보고 추천해줬다. 현장에 한국인 말고도 전 세계 사람이 모이는데, 내가 뱉는 말이 그들에게 추억이 될 수 있겠다는 영광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올림픽까지만 하고 빠지는 건데, 아직 패럴림픽 때 하실 분을 못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하겠다고 자청했다."

박재민의 해설을 접하고 스노보드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스노보드에 대한 인기 역시 얼마 못 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번 해설을 통해 스노보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목표였다. 제 얘기를 듣고 '스노보드 타러 갔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인기를 얻었다고 투자가 몰리면 또 다른 소외되는 종목이 생긴다. 단 한 번이라도 열광했다면 족하다. 이런 인기들이 쌓이고 쌓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박재민은 "그 전에 붐을 일으켰던 스키점프, 핸드볼 같은 종목에서 일련의 과정을 보며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지는 그 안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뜨거워졌을 때 최대한 많이 요리하고 최대한 많이 즐기면 된다. (은메달을 딴) 상호에게도 즐기라고 말했다. 스타라는 것을 인정하고 스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뜨고 지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간격을 줄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이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nter@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박재민 인스타그램

이덕행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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